남중국해 상공에서 최근 중국 전투기와 미국 초계기가 근접비행을 하며 충돌 직전까지 간 사건이 발생했다. 양국이 상대방을 탓하며 비난하는 가운데 이 지역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통상적 정찰업무를 수행하던 미 해군 소속 대잠초계기 항로에 중국 전투기가 끼어들어 위험한 근접비행을 했다"며 "중국 정부에 외교 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19일 남중국해 하이난섬 동쪽 220㎞ 상공 공해상에서 정찰업무 중이던 P-A포세이돈 대잠초계기에 중국 전투기가 9m 지점까지 근접비행했다. 중국 전투기는 무기장착 부위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 초계기 코앞에서 뱅글뱅글 도는 곡예비행까지 했다고 미 국방부는 전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중국 전투기의 위협비행을 "매우 우려스러운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중국 전투기는 안전거리에서 운항했다"며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성명에서 "중국 전투기는 식별을 위한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며 "미국 초계기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능숙한 솜씨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중국해 공해상에서 반복되는 미중 간 긴장고조는 "중국에 대한 잦은 대규모 정찰 때문"이라며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가 미국 초계기에 근접비행을 한 횟수는 올 3월 이후에만도 이번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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