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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구제기금, 자금줄 트였지만 실제 성사까진 험로

■유럽구제 '2조弗 슈퍼기금' 조성 급물살


국제통화기금(IMF)이 주도하는 2조달러 규모의 유럽 지원기금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재정위기는 일단 큰 고비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채무상환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이 정도 실탄이면 충분히 불길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일명 '슈퍼기금'으로 불리는 자금확충 계획은 크게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선 유럽연합(EU)은 오는 3월1~2일 정상회의를 열어 7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체해 발족하는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상한액을 현 5,000억유로에서 7,500억유로(1조달러)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기서 ESM 증액이 확정되면 G20 재무장관들은 4월 워싱턴에서 다시 한번 회동해 IMF 재원을 최대 6,000억달러가량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위기를 확실히 끝내려면 '빅 바주카포(구제기금 확충을 지칭)'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EFSF와 ESM의 동시운용에 강력히 반대해온 독일의 태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면서 슈퍼기금 출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의회에 출석해 "ESM 확충이 위기의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해 그동안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최근 IMF가 "독일이 끝내 ESM 확충에 반대할 경우 1,300억유로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중 130억유로만 부담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미묘한 입장변화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슈퍼기금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독일 의회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승인안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의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메르켈 행정부가 의회에서 수세에 몰리지 않기 위해 ESM 확대방안을 밀어붙이지 않고 질질 끌 가능성이 있다"고 26일 내다봤다.

설령 독일이 ESM 확대에 동의하더라도 장애물은 남아 있다. 전세계에서 6,000억달러가량을 끌어모아야 하는 IMF도 과제의 앞날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WSJ는 "IMF가 중국과 일본에 각각 1,000억달러, 500억달러를 분담하게 할 계획"이라고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이 재원확보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신흥국가들이 순순히 요구에 응할지 불투명하다. 특히 중국과 브라질은 IMF에 돈을 내는 만큼 영향력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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