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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盧이로제

김준수 부국장대우 산업부장

[데스크칼럼] 盧이로제 김준수 부국장대우 산업부장 김준수 부국장대우 산업부장 “심인성(心因性) 질환. 징후로는 욕구의 충족이 거부되는 좌절이나 갈등체험에 의해 자기의 안정성이 심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들 수 있다.”물질문명의 급속한 발전이 빚어낸 이른바 문화정신병인 노이로제를 설명한 말이다. 이 병에 걸리면 변화를 불안하게 느끼고 신경질적이 되며 심하면 무기력증에 빠지게 된다. 기득권층 강박관념ㆍ무기력증에 최근 우리나라에 신종 노이로제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기업가나 돈 가진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노이로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급속히 전개된 관행 타파와 분배지향적 움직임에 대한 불안감과 반발심이 주된 원인이다. 그들은 ‘자기 안정성’이 심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위기적 상황에 빠졌고 이에 따라 바야흐로 신종병인 ‘노(盧)이로제’에 걸린 것이다. 이른바 ‘가진 자’들이 몸을 움츠리니 투자가 되지 않고 소비도 꽁꽁 얼어붙어 버렸다.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경제회생과 재도약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노이로제’가 만연된 일차적인 원인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 노 대통령은 기득권층에 대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독설을 퍼부었고 또 강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상식을 뒤집은 그의 언행은 보수층으로 대변되는 기득권층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투자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과 집권층이 이들에게 필요 이상의 자극을 주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때마침 노 대통령이 지난 21일 러시아를 공식방문했을 때 “역시 외국에 나와보니 ‘기업이 바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혀 ‘노이로제’ 치유에 희망적인 신호를 보였다. 그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증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기득권층의 강박관념과 무기력증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보장할 수가 없다. 시대의 흐름에 비춰볼 때 진보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면 거세졌지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이로제 증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용능력을 키워야 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바야흐로 정신문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른바 ‘노이로제’는 물질문명의 쇠퇴와 정신문명의 도래 사이에서 발생한 과도기적 증상이다. 물질문명에서 파생된 노이로제 증상은 물질적 차원에서는 결코 치유할 수 없다. 정신적으로 강해져야만 치유가 가능하다. 물질문명의 수혜자였던 기득권층이 노이로제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물질만능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가정신’이다. 기업에 대한 사유개념을 탈피하고 사회공헌에 기여하는 성숙한 자본가가 나타나야 자본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돈이 돌아야 생산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무조건 풀라는 얘기가 아니다. 돈의 사용가치를 높이라는 것이다. 성숙한 자본가 정신 발휘해야 자본가의 돈은 기업과 시장에 재투입될 때 비로소 높은 사용가치를 가진다. 사회공헌의 경우도 기업이 아니라 자본가들이 앞장서야 효율성이 높아진다. 기업은 기업활동 그 자체로서 고용증대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돈은 돌고 돈다는 의미에서 돈이라고 한다. 그냥 두면 ??고 만다. 거름이 밭에 흩뿌려져 많은 열매를 맺듯이, 돈이 필요한 곳에 사용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많은 이들이 희망을 갖고 일어설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돈을 쓰는 사람들에게도 다시 성취동기가 생긴다. 노이로제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핵심은 인위적인 ‘분배’가 아니라 자발적인 ‘나눔’에 있다. 입력시간 : 2004-10-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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