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국영화 대작들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관객몰이 나선다. 지난 10월이 전통적 가을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올해 특히 침체가 깊어 흥행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최승현(빅뱅 '탑') 주연의 '동창생' 지난 29일 시사회를 갖고 11월 영화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동창생'의 소재는 한국영화의 영원한 스토리인 간첩. 전작인 '포화속으로'에서는 북한군에 맞선 학도병으로 열연했던 최승현이 이번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남파 공작원 역할을 강요받은 '명훈'을 연기했다. 최승현은 "액션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가진 이중적인 모습, 과하지 않고 절제된 감정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창생'은 11월 6일 개봉, 관객과 만난다.
11월에 가장 주목을 받는 영화는 곽경택 감독이 배우 유오성과 11년만에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 '친구2'로, 지난 2001년 나온 '친구'의 흥행을 이어갈 지 관심이다. 영화는 11월4일 시사회를 갖고 이어 14일 일반에 개봉될 예정이다. 김선아 주연의 액션스릴러 '더 파이브'도 11월5일 시사회를 가진 후 14일 개봉해 '친구2'와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이와 함께 시간여행을 다룬 정재영ㆍ최다니엘ㆍ김옥빈 주연의 SF 영화 '열한시'는 11월28일 개봉한다.
외국영화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폐해를 조명한 '디스커넥트'와 SF 스릴러 '더 퍼지'가 11월7일 함께 개봉되면서 우리의 영화에 도전한다.
11월 영화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근 침체되고 있는 영화시장 사정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에 따르면 지난 30일 현재 10월의 영화관람객은 1,31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8월(2,912만명)의 절반도 안된다.
30일 개봉과 함께 첫 1위로 올라선 '토르:다크 월드'의 관객은 11만에 불과했다. 현재 주요 개봉작 중 누적관객수 200만이 넘는 것은 '소원(258만)'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31만)' 등 2개인데 또 모두 개봉 3~4주차를 지나면서 흥행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외에 3D와 아이맥스 다시 보기 열풍을 일으킨 '그래비티'의 누적관객수는 192만명, '공범'은 97만명이다. 30일 개봉한 이종석ㆍ서인국ㆍ권유리 주연의 '노브레싱'과 주상욱ㆍ양동근 주연의 '응징자'는 이날 하루 각각 4만명, 2만명의 관객몰이에 그쳤다.
국내영화시장이 이렇게 침체에 빠진 것은 전통적인 10월 비수기인 점도 있지만 9월의 '관상'같은 대작이 없기 때문이다. 고만고만한 영화들이 잇따르면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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