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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발 기후 자료 전세계 제공… 영유권 탄탄해진다

기상청, 울릉도·독도 기후변화 감시소 개소

이산화탄소·메탄 등 中 발원 유발물질 이동 감시

2016년까지 세계기상기구 정식 관측망 등록 계획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의 등대창고 인근에 설치된 기후변화 감시설비(빨간색 원)가 14일부터 정식 가동됐다. /사진제공=기상청

지난 13일 울릉도 사동항에서 행정선을 타고 2시간20분여를 지나니 두 개로 나뉜 거대한 바위섬이 시야에 들어왔다. 한반도 가장 끝에 자리한 독도였다. 다행히 쾌청한 날씨에 배는 손쉽게 접안에 성공했다. 박순덕 울릉도 문화관광해설사는 "1년에 며칠 안 될 정도로 파도가 잔잔한 날"이라고 귀띔했다.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기자는 기상청 직원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했다. 올해 초 독도에 무인 기후변화 관측장비를 설치한 뒤 시범운영을 거쳐 개소식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20분가량 독도 동도의 절벽을 따라 설치된 계단을 올라서니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관사가 보였다. 기후변화 관측장비는 이보다 10여m 높은 곳에 자리한 송전탑과 부속건물에 설치됐다. 컴퓨터 모니터에 이산화탄소·메탄 등 기후변화 유발물질의 농도가 그래프로 표시됐다. 허복행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장은 "세계기상기구(WMO)가 요구하는 수준의 관측이 가능하다"며 "독도 기상관측장비는 무인으로 운영되며 소모품 교체 등 필요한 경우에 울릉도에서 직원이 방문해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독도 기상관측장비는 온실가스 등 중국에서 발원한 기후변화 유발물질의 한반도 내 이동과 영향을 감시한다. 기상청은 올해 울릉도·독도 지역의 이산화탄소·메탄·이산화질소·육불화황 등 온실가스와 에어로졸·대기복사 등을 측정하는 관측소를 열어 시범운영한 뒤 이날부터 정식 가동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는 1996년 한반도 서쪽의 안면도, 2008년 남쪽의 제주도에 각각 기후변화감시소를 설립했지만 동쪽에는 감시소가 없어 기후변화 유발물질의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허 센터장은 "울릉도와 독도에 각각 기후변화 관측장비를 설치해 중국에서 발원한 기후변화 원인물질이 한반도 내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관측할 수 있게 됐다"며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독도 기후변화감시소는 과학적 역할 외에, 특히 영토 수호의 업무도 담당해 더욱 의미가 크다. 기상청이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기후변화감시소 개소식을 치른 것도 독도 수호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2008년 독도영토수호강화 사업에 기후변화감시소 신설 사업을 구상해 2011년 사업소 개소를 준비했다. 특히 관측자료를 토대로 오는 2016년까지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를 WMO 정식 관측망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가 정식 등록되면 독도에서 관측한 자료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제공하게 돼 독도의 영유권을 전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허 센터장은 "WMO에서 영향력이 큰 일본의 방해공작이 예상되지만 울릉도와 독도의 관측자료가 WMO 지구대기감시 프로그램의 등록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등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정식 관측망으로 등록되면 전세계에 관측기록을 대한민국 독도의 이름으로 보내게 돼 독도의 영유권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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