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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이끌더니… 북한 또 심상찮다
북한 강경파 김영철 주도… 군사 도발 우려중국의 제재 동의가 북한 불안감 자극동해서 육해공 합동 군사훈련 징후 포착'강경파'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 천안함 폭침 등 지휘
유엔본부=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자료사진=천안함
5일 북한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이 정전협정 파기를 위협하면서 북한이 실제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성명에서 ▦강력한 실제적인 2ㆍ3차 대응조치 ▦정전협정 백지화 ▦판문점대표부 활동 중지 및 북미 군 통신선 차단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위협이 실질적인 군사조치를 명령하는 군 최고사령부 이름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다급한 내부 사정에 초강력 도발=이번 도발은 북한의 내부 상황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북한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유엔안보리 제재안이다. 유엔 안보리는 5일 오전11시(현지시간) 15개 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회의를 열어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이 안보리 전체회의에 제출할 초안에 대해 공동 설명할 것이라고 전해졌으며 5일 비공개회의에서 초안이 완성되면 이르면 이번주 내에 전체회의를 거쳐 대북 제재 결의안이 정식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3월 안보리 의장인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4일 기자회견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이 회원국에 배포되지 않았지만 이달 중에는 결의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하며 대북제재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제재안에는 금융제재를 받거나 자산동결 조치를 받는 대상을 확대하는 것 이외에 어떤 추가 제재조치가 들어갈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불법 화물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북한 선박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북한의 국제 금융거래를 압박할 수 있는 새로운 제재 조치가 포함되고 결의안 문구도'촉구ㆍ요구한다'는 표현 대신 강제성을 부여한 '결정한다' 등이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원유 수출 중단 등의 강력한 조치는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중국이 이번 제재에 동의한 것이 북한의 불안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북한 무역 비중의 최대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북한 체제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미국이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 계좌에 있던 2,500만달러를 동결시켰을 당시 "피가 마르는 고통을 느꼈다"고 호소할 정도로 경제제재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최근 미국 측에 보냈던 유화적 제스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 또한 북한의 강경 대응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1월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을 북한으로 초대했으며 지난주에는 미국의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불러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상·하원 외교위원회는 5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제재 정책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실제 군사적 도발하나=북한의 이번 정전체제 무력화 움직임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 간 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대한 경고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 같은 위협에 굴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되고 한미합동군사연습이 본격화되면 북한이 군사적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성명이 '강경파'로 통하는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이 발표했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정찰총국은 이후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비롯해 사이버 테러 등 크고 작은 대남 도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2차ㆍ3차 대응은 핵이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군사적 도발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한미연합전력에 대한 도발을 통해 평화협정을 요구하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군은 동해 지역에서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한 북한군 부대 지휘관들은 포병부대를 중심으로 전투태세검열 활동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측의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매번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왔지만 이 같은 강력한 도발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의 이번 행동이 유엔안보리 제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결의안이 나오고 나서야 할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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