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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과외병에 시달리는 서민들

“40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다지만 애들 학원ㆍ과외비에 200만원, 생활비에 100만원, 주택 대출 이자 갚는 데 100만원 하면 쓸 용돈이 없다.” 중학교 2학년에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은행원 H(42)씨는 허리가 휘어질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독재를 했다지만 차라리 전두환 시절이 좋았다. 과외 전면금지정책을 쓰면서 사교육이 사라졌고, 그래서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가장 살기 좋은 시절이었다.” 초등학생을 둔 또 다른 40대 초반의 직장인 K(43)씨도 사교육비 부담에 대한 불평을 털어놨다. 애들이 중ㆍ고등학교에 다니면 중산층이라지만 전업주부들이 돈벌이 나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란다. 노후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아예 생각조차 못한단다. 초등학교 5ㆍ6학년에는 1년간 안 보였다가 나타나는 학생들이 자주 생긴다. 초등학생 연수 바람이 중산층으로 확산되면서 대학 다닐 때나 갔던 어학연수가 초등학교로 당겨지고 있다. 지난 2000년 4월 5공화국 시절 도입됐던 ‘과외교섭 전면금지정책’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내려진 후 과외와 학원 설립에 대한 규제가 일거에 풀렸고 2002년 대입 수능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사교육 문제가 폭발했었다. 참여정부는 강제력을 통한 통제가 어려워지자 교육방송(EBS) 수능시험 반영률 확대, 방과 후 교육프로그램 설치, 사이버가정학습 체제 도입, 수능의 자격고사화와 내신 중심의 대입제도 시행 등 공교육서 사교육 끌어안기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사교육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오히려 가계를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내신 중심의 새 입시정책이 발표됐지만 ‘내신과외’ ‘논술과외’ 열풍에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은 커지고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돈 있는 사람이 애들을 잘 키우고 좋은 대학에 보내고 결국 좋은 곳에 취직시켜 성공시키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가난한 집안의 자녀가 공정한 경쟁하에 열심히 공부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극히 줄어들고 있다. 서민을 위한 정부를 표명했지만 집값ㆍ땅값 급등을 초래했고 사교육비 문제도 해소하지 못했다. 이제 서민들 사이에는 사교육 문제와 집값 잡을 비전을 보여주는 사람이 다음 정권을 잡게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푸념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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