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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편법 '先전세 매매' 기승

"1억 넘는 양도세 내느니 5,000만원 싸게 파는게 이익"<br>거주 요건 없는 점 등 악용 고액 양도세 회피위해 성행<br>집값 크게 오르거나 내리면 매도·매수인간 다툼 가능성

판교신도시에서 전세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매매거래를 하는 이른바 '선(先) 전세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유의무 기간을 충족시켜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다. 판교의 한 아파트 전경.

"지금 파시면 양도세만 1억원이 넘는데 시세보다 5,000만원만 깎아서 내놓으시면 양도세를 안 내도 됩니다."(판교 삼평동 E공인 관계자) 판교신도시에서 1억원이 넘는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선(先) 전세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 전세 매매는 우선 전세계약을 맺은 뒤 집주인이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갖추면 이후 등기를 넘겨 양도세를 내지 않는 수법의 거래 방식이다. 판교신도시는 입주(또는 분양잔금 청산일) 후 3년을 보유해야 양도세를 물지 않는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초 집들이를 해 입주 3년차를 맞은 판교 봇들마을1ㆍ2단지와 원마을9단지 등에서 이러한 선 전세 매물이 나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거래 방식은 이렇다. 예를 들어 현재 시세가 8억원선인 봇들마을2단지 105㎡형을 집주인이 7억5,000만원선에 매물로 내놓고 일단 3억5,000만원짜리 전세계약을 맺는다. 차액 4억원 중 2억원은 등기가 넘어가는 1년 뒤에 지급하는 조건이다. 매입자 입장에서는 5억5,000만원을 일단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후 매수인은 제3자를 동원해 해당 주택에 근저당설정을 해놓는다. 계약이 틀어질 때를 대비해 안전장치를 두는 것이다. 전세임차인과 근저당설정의 주체가 같으면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믿을 만한' 제3자가 필요하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때 근저당설정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한다. 판교 P공인의 한 관계자는 "약간의 위험부담만 감수하면 매도인은 양도세를 내지 않고 매수인은 매입비용을 줄이는 한편 잔금 납기일도 늦출 수 있어 이런 방식의 매매를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편법거래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3년 보유 규정만 있으나 2년 거주 요건은 없는 판교신도시에서 이러한 거래는 집주인의 선택의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일선 세무사들의 설명이다. 성남시 역시 "이러한 거래를 따로 적발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집값이 크게 오르거나 내렸을 때는 매도ㆍ매수인 간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판교 S공인의 한 관계자는 "만일 1년 뒤 등기 시점에서 집값이 크게 떨어진다면 매수인이 잔금을 주지 못한다고 버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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