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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철도의 시발점이었던 노량진역과 서울시 수산물의 절반이 거래되는 노량진 수산시장, 그리고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국립현충원. 오랫동안 동작구를 대표해 온 상징물들이지만 세월의 때가 켜켜이 묻은 탓에 낡고 빛바랜 이미지를 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남권과 한강에 접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뉴(new) 강남’으로 도약하려는 동작구로서는 낡은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승화시키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차대한 구정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3회 내리 연임에 성공한 김우중 민선 4기 구청장이 동작구의 개발지도를 바꾸기 위해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에는 이런 목표들이 잘 묻어나 있다. 노후 불량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노량진동, 흑석동 일대는 서울시 뉴타운에서 재정비촉진지구로 옷을 갈아입고 변신을 준비 중이다. 23만여평 규모의 노량진 뉴타운은 지난해 말 1구역(297가구)이 재개발에 처음 착공하면서 오는 2012년까지 계속될 대장정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녹지율이 40%에 달하는 친환경 주거여건과 함께 지구 한복판의 원형 녹지광장을 중심으로 복합 영화관, 스포츠센터, 할인점 등의 타운센터가 형성된다. 노량진역의 민자역사화 및 역전 광장화, 수산시장의 현대화, 신노량시장 재개발, 장승배기길 확장 등이 입체적으로 맞물리면 노량진 일대가 주거ㆍ상업ㆍ교육ㆍ유통 기능을 두루 갖춘 ‘미니 신도시’로 변모할 전망이다. 구의 희망대로 장승배기길에서 수산시장 위를 통과해 여의도로 이어지는 고가도로가 놓이면 가까운 거리에도 만만치 않던 여의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실시계획 인가 단계에 있는 노량진 민자역사는 현대화된 역무시설과 17층 높이의 복합단지를 내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구는 오랫동안 방치돼 온 철도변을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시설녹지를 꾸준히 매입해 오고 있다. 이런 계획들이 착실히 이행되면 전철 1ㆍ9호선이 교차하는 민자역사를 중심으로 깔끔한 광장과 공원을 갖춘 중심상권이 형성될 전망이다. 동작구의 명물로 자리잡은 노량진 수산시장의 ‘비린내’도 싹 가시게 된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은 냄새를 차단하는 첨단 공법을 도입해 수산시장을 코엑스몰 같은 현대식 쇼핑몰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에 착수, 현재 기본설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충원 주변을 두텁게 두르고 있는 26만여평 규모의 녹지띠를 근린공원으로 바꾸기 위한 숙원사업도 한걸음씩 진전되고 있다. 국방부의 동의를 얻어낸 이후 현재 수립 중인 서울시 공원녹지기본계획에 관리계획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다. 최대 관건인 예산확보만 이뤄지면 현충원에 접한 흑석 뉴타운 지역과 상도5동, 사당2ㆍ3동 등이 직접적 수혜를 입게 된다. 역시 재정비촉진지구로 인정받은 흑석 뉴타운은 한강변의 9호선 신설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개발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구내 위치한 펌프장을 이 일대 땅밑으로 전시킨 뒤 지상에는 공원과 상권을 조성해 뉴타운 배후기능을 맡긴다는 게 구의 복안이다. 동작구 박문식 도시관리과장은 “2개의 뉴타운과 현충원 녹지공원화, 수산시장 현대화 등의 숙원사업을 통해 ‘뉴 강남’으로 도약하기 위한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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