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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불안 확산 … 글로벌 금융 요동

아르헨 구제금융 위기에 태국 등 정정불안도 겹쳐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경기둔화, 신흥국 정정불안 등 그동안 잠재돼 있던 악재까지 한꺼번에 반영돼 신흥국을 물론 선진국의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르헨티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아르헨티나가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96% 빠진 1만 5,879.11에 마감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만6,000선이 붕괴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지수도 2.09%, 2.15%나 급락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도 2.39%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신흥국 화폐가치도 또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23일 하루 동안에만 달러 대비 13% 폭락했던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24일에도 1.5% 추가 하락했고 터키 리라화 가치는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2.3리라를 돌파하며 10거래일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밖에 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인도 등의 환가치도 1%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위기의 진앙지인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이 급감해 사실상 환가치 방어를 포기한 상태다. 태국·터키·브라질·우크라이나에서는 반정부시위가 거세지고 있어 정정불안 리스크를 더하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는 빠르게 돈이 몰리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 대부분이 올해 약세를 점쳤던 금 가격은 24일 0.2% 오른 온스당 1,264.30달러에 장을 마쳐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테이퍼링을 단행하기 전(2.893%)보다 낮은(국채가격 상승) 2.715%에 장을 마쳤다. 올 초 달러당 105엔을 상회했던 엔화가치도 102엔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테이퍼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예민해진 가운데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혼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 대다수가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등 펀더멘털이 취약하고 그동안 신흥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했던 중국이 그림자금융 확대를 막기 위해 이전처럼 쉽게 경기부양에 나설 수도 없기 때문이다. HSBC가 집계하는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한편 주민 IMF 부총재는 24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아르헨티나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시장 혼란과 관련해 IMF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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