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 빌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에 "대학 교육과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 간에는 괴리가 너무 크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간극을 좁히기 위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 해결능력과 비판적 사고능력을 테스트하는 표준화된 대학 졸업시험인 CLA+(Collegiate Learning Assessment+)를 최근 대대적으로 도입했다. 뉴욕대를 비롯한 200여개 대학에서 시행 중인 이 시험은 대학 학점을 불신해온 기업들에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창조인재가 창조경제를 만든 예로 흔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예로 든다. 이 두 회사 창업자들의 창업 원동력은 바로 교수가 준 문제로부터 발견한 답이었다.
TOPCIT, 현장 역량 평가 검증
구글의 창업자인 두 대학원생이 수업에서 제시된 '풀어야 하는 문제 리스트'로부터, 그리고 빌 게이츠가 수학교수가 준 문제를 푼 것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산업도 융합의 시대를 맞아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가진 창의인재의 유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ICT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한 인재는 없는' 풍요 속의 빈곤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산학계는 ICT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ICT역량과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검증된 평가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왔다. 또한 산업계는 ICT예비인력들이 개발능력 외에도 ICT비즈니스 이해능력과 프로젝트 관리능력 등 다양한 실무역량 갖추기를 원해왔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정부도 창의적인 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실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5월31일 제1회 정기평가를 필두로 본격 시행되는 ICT역량 평가제도 TOPCIT(Test Of Practical Competency in ICT)는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TOPCIT은 ICT역량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단순한 ICT지식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총체적 비즈니스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제도다. TOPCIT이 기존의 ICT자격시험과 다른 점은 실제 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수행형 테스트라는 것이다. 이미 한글과컴퓨터·한전KDN 등 ICT기업과 기관에서 신입 채용 및 직원 교육 등에 TOPCIT을 활용하고 있으며 국가기관 최초로 대한민국 공군이 TOPCIT 등급을 ICT장교 선발에 반영할 것을 공표한 바 있다.
기업은 이러한 역량 측정도구를 통해 실무능력과 개발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보다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기업도 적극 활용 채용 혁신을
대학에서도 교과과정 개편 및 졸업인증 등에 TOPCIT을 활용함으로써 최신 ICT트렌드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 ICT산업계도 창의력과 실무역량을 함께 갖춘 융합형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동안 ICT업계는 신규 인력 채용시 대부분 출신학교나 어학성적 등으로 평가해 학생들은 전공과는 무관한 스펙쌓기에 몰두해왔다. 이러한 객관적 평가지표가 정착된다면 ICT업계의 인재가 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어떠한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하는지 가이드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학벌이나 스펙을 넘어 개인의 실무역량을 검증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선진국을 모방해 성장했지만 이제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창의적 인재는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 아이디어로 미래를 연다. 대한민국호의 오늘의 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ICT산업 분야를 다시 한번 꽃피울 차세대 창의 인재들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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