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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국 면했지만 처리는 원칙대로

LG칼텍스정유 노조가 어제 회사측이 정한 직장복귀 명령 시한에 기자회견을 열어 복귀를 선언함으로써 25일 동안 진행돼온 파업사태가 일단 파국을 면하게 됐다. ‘선 공권력 철수 후 복귀’를 주장해온 노조가 먼저 복귀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은 회사측의 ‘선 복귀 후 대화’ 방침을 받아들인 것이어서 대화를 통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노조나 회사 모두 대량해고라는 최악의 결과를 피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조의 방향선회는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무모한 파업의 말로를 잘 보여 준다. 이런 점에서 이번 파업사태는 앞서 여론의 냉담한 반응속에 손을 든 서울지하철노조 파업과 맞물려 노동계에 ‘명분 없는 강경일변도의 투쟁은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LG칼텍스 노조는 생각이 짧아도 너무 짧았다. 좋은 대우의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것도 그랬지만 파업이 진행되면서 상식을 어긋난 행동으로 고립을 자초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평균 연봉이 7,000만원에다 임금 외의 복지혜택 수준 또한 다른 사업장이 넘보지 못할 정도로 높아 ‘귀족노조’라는 별명이 붙은 노동자들이 임금을 더 올려달라며 파업을 한 것부터가 문제였다. 정규직에 비해 처우가 형편없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아예 일자리 조차 없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는 실정에서 그들의 파업은 설득력을 갖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파업기간 중 상식과 정도를 벗어난 행동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농성 장소인 대학에서 음주ㆍ소란 등으로 학생들의 공부 분위기를 해쳐 퇴거조치를 당했으며 여기저기에 농성장소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절 당하는 등 오갈 곳이 없는 신세가 됐다. 또 이들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동료들의 집에 ‘배신자의 집’이라는 전단을 붙이는 등 인신공격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급기야 이라크 테러단체의 고 김선일씨 참수 협박 장면을 패러디해 자사 회장 참수 퍼포먼스까지 연출,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김씨 참수사건은 온 국민이 다시 떠올리기 조차 꺼리는 비극 아닌가. 노조는 투쟁만을 생각하다 보니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가 고립을 자초한 것이다. 이번 사태가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잡게 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없었던 일로 돌려서는 안되며 잘못된 투쟁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불법행위를 주도한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불법 노동운동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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