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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합 정치' 시작됐다

대선후보 첫 행보로 봉하마을 방문… DJ 묘역도 참배<br>민주 "반성없는 보여주기 행보" 비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1일 후보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호국 영령들의 숭고한 뜻 받들어 국민 대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습니다' 라고 썼다. /오대근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첫날 행보로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을 선택했다.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함으로써 자신이 내건 국민대통합 방안인 '100% 대한민국'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보인 것이다.

박 후보는 21일 오전 이승만ㆍ박정희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러 방문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봉하마을 방문 계획을 밝혔다.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은 전날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처음 이뤄진 것으로 지난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봉하마을을 찾았으나 마을 입구에서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이날 봉하마을 방문은 앞으로 본격적인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과거 박 후보는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자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며 정면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20일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통합을 내건 만큼 이날 방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지지자 등 정치적 반대자들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그는 전날 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현충원에서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며 방명록에 '호국 영령들의 숭고한 뜻 받들어 국민대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 직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현충원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몸바친 분들이 계신 곳 아니냐"며 "그런 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더욱 나라를 발전시켜야 하며 사심 없이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정치쇼'라며 즉각 반발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와 정치검찰에 의해 돌아가셨다"며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는 전격적인 방문은 보여주기식 대선 행보에 불과하고 유가족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다만 노무현재단 측은 박 후보의 방문을 "정중히 맞으려 한다"는 입장을 냈다.

노무현재단은 "박 후보가 갑작스럽게 방문을 결정했지만 이병완 이사장이 영접하기 위해 급히 이동 중이고 권양숙 여사도 흔쾌히 면담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후보는 앞으로 중도층을 끌어안는 행보를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층은 박 후보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며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끌어안아야 하는 계층으로 꼽힌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박 후보는 계속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진보ㆍ중도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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