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컷 탈락의 수모를 겪은 다음날인 6일(한국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2ㆍ7,442야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 3라운드를 찾은 갤러리들은 매킬로이 조로 몰려들었고 매킬로이는 그런 팬들을 세계랭킹 2위다운 플레이로 매료시켰다.
매킬로이는 이날 버디 8개, 보기 2개로 무려 6타를 줄였다. 그린 적중률이 89%에 이르렀고 2번홀(파3)에서는 12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는 등 퍼트 감각도 쾌조를 보였다. 1ㆍ2라운드에서 29개씩이었던 퍼트 수가 27개로 줄었다. 또 18번홀(파4)에서는 숲으로 엇나가려던 티샷이 갤러리를 맞고 안쪽으로 들어와 파를 세이브하는 행운도 따랐다. 10위 밖에 머물다 9계단을 끌어올려 공동 4위(12언더파 204타)로 도약한 매킬로이는 선두 웹 심슨(14언더파ㆍ미국)과 2타차를 두고 역전 우승을 노린다. 매킬로이는 7위 안에만 들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를 되찾는다.
퀘일 할로 클럽은 매킬로이에게는 짜릿한 추억이 담긴 '약속의 땅'이다. 매킬로이는 지난 2010년 이곳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PGA 투어 데뷔 후 첫 승을 올렸다. 당시 최종 라운드에서 적어낸 62타는 아직도 코스 레코드로 남아있다. 경기 후 매킬로이는 "나무들이 줄을 선 이런 유형의 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면서도 우즈와의 비교에는 "우즈나 필 미켈슨처럼 위압적인 선수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자세를 낮췄다. 시카고 트리뷴은 "2년 전 첫 우승 때 소년이었던 매킬로이가 겸손함까지 갖춘 남자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우즈는 앞서 2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이븐파에 그쳐 1타차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마스터스에서 공동 40위로 머무른 뒤 한 달 만에 필드로 돌아온 우즈는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팬들에게 활약을 다짐하는 보기 드문 모습까지 보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한 달간 스윙 개선에 몰두했다고 했지만 옛 스윙과 새 스윙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모습이었다. 프로 통산 89승의 '전설' 리 트레비노(미국)는 "기계적 접근이 우즈를 흔들리게 하고 있다. 스윙 코치 없이 자신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편 노승열(타이틀리스트)과 리처드 리는 8언더파 공동 12위, 강성훈(신한금융그룹)은 5언더파 공동 30위에 자리했고 배상문(캘러웨이)은 1언더파 공동 60위에 머물렀다. 또 존 허는 컷 탈락했고 앤서니 김(나이키골프)은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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