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금융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은 올 들어 더 뜨겁다. 정보기술(IT)기술 발달에 따라 소비자 생활여건이 과거와 달라진 데다 올해는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비용 절감과 새로운 시장 개척의 필요성이 그만큼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 금융'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고,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도 덤으로 준다. 특히 일부 은행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지갑까지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금융, 주도권을 잡아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ㆍ4분기까지 스마트폰뱅킹 이용자는 전분기보다 33.7% 늘어난 812만명을 기록했다.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 덕분에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은행들도 스마트금융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영업점 15개를 폐점하는 대신 스마트뱅킹센터 등 미래형 점포를 넓히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관련 점포를 개점했는데. 고객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직접 은행 상품을 설계하거나 전문가와 화상상담을 할 수 있는 무인점포 형태다. 신한은행도 오는 4월 '사이버 브랜치'를 열 예정이다. 서진원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과 시장에 스마트금융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이미 지난해 온라인으로 고객이 상품 가입을 신청하면 직원이 찾아가는 'KDB다이렉트뱅킹' 서비스를 출시했고, KB국민은행도 무인점포 형태의 '스마트 브랜치'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금융과 관련한 특허경쟁도 치열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KB드림톡적금'에 대한 특허를 따냈다. 드림톡적금은 금융상품에 SNS를 접목시킨 상품. 하나은행 역시 최근 2년간 출원한 특허 중 스마트폰 관련 금융상품이 22%를 차지한다. 은행권은 여ㆍ수신 상품이나 수익률 정보 문자메시지 통지 등과 같은 서비스부문에서 특허를 출원한다.
여타 시중은행 역시 스마트폰이나 SNS와 접목된 예ㆍ적금 상품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금융상품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금융 상품에 대한 특허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특허등록에 1∼2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상품의 특허가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편리함ㆍ추가 이율 등 혜택= 스마트 금융상품은 '편리함'과 '실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만 있으면 해당 은행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예ㆍ적금을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다 금리가 시중은행의 영업점보다 0.5%포인트 가량 높다. 스마트 금융상품은 판매할 때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그 비용을 고객에게 금리로 돌려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상품에 따라서는 최고 연 4.5~4.7%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가입한 뒤 추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적금은 '아이콘적립 우대이율'이 제공된다. 아이콘 적립횟수가 10회 이상이면 연 0.1%포인트, 20회 이상이면 연 0.2%포인트의 우대이율이 제공된다.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예적금'도 커플이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커플 인증을 받으면 연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두 사람이 가입하면 연 0.2% 추가금리를 더해 연 최고 4.4%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IBK기업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IBK앱통장'도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최고 연 4.8%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3.2%의 기본 금리뿐 아니라 거래실적과 지인에 대상으로 한 상품 추천 횟수 등에 따라 최대 1.6%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 상품은 3개월 만에 3만좌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은행이 최근 출시한 '아이터치(iTouch)패키지'는 ▦iTouch우리통장 ▦iTouch그린적금 ▦iTouch우리예금 등 3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는데, 'iTouch우리통장'은 우리그린신용카드나 우리V체크카드를 사용하고 결제계좌로 이용하면 100만원까지 최고 연 3.5%의 고금리를 제공한다. 또 'iTouch그린적금'은 우리그린신용카드 사용액과 환경부 등에서 제공하는 에코머니 포인트를 입금해 포인트에 이자가 쌓이는 금리혜택을 제공하고, 'iTouch우리예금'은 가입자가 늘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공동구매 형식의 정기예금이다.
하나은행 역시 스마트폰을 통해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e-플러스 정기예금'을 내세우고 있다. 500억원 한도 내에서 연 4.5%(1년제·세전)로 판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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