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가장 전성기를 기억하려고 합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전반 우리의 궁궐들이 겪었던 수난은 치부하고 공백으로 남겨두려는 경향이 없지 않지요. 이번 강의에서는 우리의 궁궐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려고 합니다. 역사를 온전하게 볼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8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구로도서관이 마련한 고전인문학 강좌‘한국건축과 문화’에서 우동선(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근대의 수난사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궁궐을 주제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오는 2월까지 22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풍성한 고전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한다.
우 교수는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각과 궁궐 전경을 조감도식으로 1830년대에 그린 동궐도 등 가장 번성기를 묘사한 기록을 원형(原型)이라고 하고 19세기 수난의 역사를 겪었던 궁궐의 모습은 변형(變形) 혹은 왜곡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과연 번성기에 남긴 기록이 원형이고 수난기의 모습은 변형이고 왜곡일까요”라고 질문하면서 “사람으로 본다면 행복과 불행이 한 사람의 온전한 인생인데 이처럼 건축물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좋은 때만을 기억해서는 안된다. 변형과 왜곡을 잘 살피는 일은 바로 역사를 온전하게 바라보고 객관적으로 우리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라면서 이번 강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 교수는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켜 박물관, 동물원, 식물원을 설치한 사례 등을 들면서 일제 식민지를 거치면서 궁궐이 어떻게 변형되고 왜곡되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화원종합사회복지관에서 1월29일까지 열리는 이번 강좌는 ‘왕의 공간, 궁궐이 맞이한 근대(8일 수)’에 이어 ‘서양건축의 시작과 적응1-교회’(15일 수), ‘창덕궁 답사(18일 토)’, 서양건축의 시작과 적응2-주택(22일 수)‘, ’도시공간으로서의 서울(15일 수)‘등 5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구로도서관(02-6958-2901)에 문의하거나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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