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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또 한숨짓는 개미들


8월 들어 국내 증시에는 두 번의 급락 태풍이 불어닥쳤다. 코스피지수를 단숨에 2,000포인트선에서 끌어내린 첫째주(2~9일)에 이어 지난 18~22일 또 한번 급락장이 연출됐다. 2주 간격으로 찾아온 급락장 속에서 개인 투자자의 하소연을 듣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나 카페 한 두 군데만 들어가도 주가 폭락에 한숨 짓는 개미들의 기구한 사연들을 볼 수 있었다. 시퍼렇게 멍든 증시 전광판 앞에서 파랗게 질려가는 투자자의 얼굴, "엄청난 손실을 봤다"는 주식 카페에서의 하소연, 반대매매를 다룬 신문 기사들까지. 불과 2주 전 펼쳐졌던 상황은 마치 비디오 테이프를 되감기한 듯 반복됐다. 리먼사태를 비롯한 몇 차례의 급락장 학습 효과로 충분히 똑똑해졌다는 개미들이지만 이례적인 변수 앞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내공과 평정심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주식 주가가 폭락했다가 상승할 때 약 두 배의 수익률을 얻는 레버리지펀드의 경우 7월 490억원에서 8월 6,400억원 이상이 자금이 순유입됐다. 8월 증시 패닉 속에서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레버리지라는 불빛에 몰려든 것이다. 그러나 회복하나 싶던 주가가 다시 주저앉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레버리지펀드의 8월 한달 수익률은 -29.0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19.84%였다. 빚까지 내 레버리지펀드에 투자하려는 투기심리가 확산되면서 결국 금융당국이 레버리지펀드에 대한 신용융자를 전면 금지하기까지 이르렀다. 시장이 혼란할 때마다 엄청난 학습비(손실)를 지불하지만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매번 낙제생이 속출하는 현실. "개미들 똑똑해지려면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가 제럴드 로브는 투기 성향이 짙은 단타 매매의 고수였다. 그런 그조차도 ▦충동적 투기보다는 습관적인 투자를 몸에 익히라 ▦가진 돈의 전부를 한꺼번에 걸지 마라 ▦주식보다 현금을 많게 하라 같은 투자 철학을 세워 충실히 지켰다고 한다. 단기 장세만 보고 지수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는 개미들이 곱씹어봐야 할 덕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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