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차석대사는 이날 낮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북 고위급 대화와 이산가족상봉이 계속되는 중에도 미국은 북한에 군사훈련 등 핵위협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차석대사는 “핵 억제력을 과시하기 위해 우리는 추가적인 조치들을 연속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의도적으로 북한을 지목해 적대시 정책을 계속 펼치고 있으며 상호비방 중단 등 우리 측의 ‘중대제안’이 있은 뒤에도 고의로 한반도의 긴장을 강화하며 변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차석대사는 또 북한을 악으로 규정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지목해 “미국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미 측을 압박했다. 최근 잇따른 단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서는 “자위적 행동 차원에서 통상적으로 행한 훈련”이라며 “(미국이) 한미 군사훈련 등으로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면 그에 맞서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새로운 대북 적대시 정책의 일환으로 터무니없는 인권 소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모두 세뇌에 의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6자 회담 재개 등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은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자세가 돼 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미국은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이라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날 회견은 지난 주말 북한의 요청으로 갑자기 이뤄졌으며 지난 14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발표한 ‘대미 비난 성명’ 내용을 되풀이하는 선에서 끝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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