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다. 정말로 앞으로 3~4년이 중요하다. 그래도 경제정책 수장의 '마지막 기회' 언급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물론 현 부총리의 발언에는 대내외적인 난관을 헤쳐나가자는 비장한 각오와 의지가 엿보인다. 또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앞두고 경제팀의 주의를 환기하려는 의도 역시 담겼을 것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현 부총리의 발언은 그 자체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계획을 짜고 시한의 다급성을 강조하는 행태와 현 부총리가 떨쳐버리자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 이 둘은 과연 다른가, 비슷한가. 과거를 버리자며 과거의 방식에 머문다면 미래가 열릴까. 경제혁신 3개년계획이 제대로 수립되고 성공하려면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세계 10위권을 넘보는 우리 경제는 이미 계획으로 통제되거나 방향이 정해지는 수준을 벗어났다.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신동력을 창출하자는 경제혁신 3개년계획의 성공을 바라지만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 만약 창조경제나 혁신이 지지부진하다면 한국 경제는 외진 골목으로 들어서야 하나. 문민정부 이후의 계획성 경제정책은 모두 구호에 그치거나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한국 경제는 그런 난관을 극복해가며 여기까지 왔다. 어떤 경우든 마지막을 만나지 않는 경제야말로 튼튼한 경제다. 경제정책 담당자는 긴장이 필요하겠지만 긴장을 온국민에게 전이하려는 과거형 인식과 발언은 적절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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