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제통상질서의 패러다임을 보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표되는 지역주의와 경제블록화가 대세다. 현재 발효 중인 297건의 FTA 중 206건이 지난 1995년 이후 체결됐다는 사실은 지역주의가 대두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EUㆍ미국 등 거대경제권과의 연속적인 FTA 체결을 통해 꾸준히 경제영토를 넓혀 현재 전체 교역 중 FTA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4.6%에서 올해 36.7%로 크게 확대됐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한미 FTA는 우여곡절 끝에 2010년 재협상타결, 2011년 말 양국 국회비준을 거쳐 이제 발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66% 늘어나고 일자리도 장기적으로 35만개가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한미 FTA를 폐기할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 추락으로 우리나라와 기업이 입을 기회비용은 계산이 힘들 정도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업의 FTA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FTA는 관세인하 및 철폐로 해외시장에서 수출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체결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FTA활용을 위해서는 각 협정에서 요구하는 원산지기준의 충족, 관련 서류의 구비 및 보관 등 자격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전문인력과 관련 정보가 부족해 대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이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범정부적 지원체제를 갖추고 민관합동으로 다양한 정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기업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실시해 개별기업 실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한미 FTA 발효가 임박한 지금 중소기업이 예상되는 피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준비한 다양한 지원시책을 잘 활용해야 한다. FTA는 철저하게 대응하고 준비한 중소기업에만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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