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에머리대학병원은 에볼라에 감염됐던 미국인 의사 한 명이 하루 전 퇴원했다고 밝혔다. 퇴원한 사람은 지난달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에 걸린 후 에머리대학병원에서 약 6주간 격리치료를 받아왔다. 스페인 내 첫 에볼라 감염자였던 간호조무사 테레사 로메로 역시 마드리드 카를로스3세병원에서 2주간 입원한 후 최근 병마를 물리쳤으며 노르웨이의 한 여의사도 최근 감염됐다가 오슬로대학병원에서 완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회생환자들의 에볼라 극복과정에서는 대체로 네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바로 △탈수방지(수분 및 전해질 공급)와 혈압관리 △빠른 초동대처 △혈장수혈 △실험약 투여다. 이 중에서도 빠른 초동대처와 탈수방지 및 혈압관리는 명운을 가르는 핵심 요소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면 먼저 우리 몸의 1차 면역체계를 공격한다. 이때 특히 집중 공격당하는 것은 면역체계 가운데서도 경보 시스템이다. 경보장치가 망가지면 인체는 에볼라에 감염돼도 제때 파악하지 못해 한동안 무방비 상태가 되는데 그 틈을 타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확산된다. 이렇게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일정 수준으로 충분히 재생산되면 그 시점부터 발병증세가 나타난다. 바로 고열·구토와 설사 등이다. 구토와 설사는 탈수를 유발한다. 병세가 더 악화되면 혈관 내 누수가 생겨 혈압이 떨어지고 폐에 체액이 차올라 폐부종이 일어나게 된다. 빠른 초동대처와 탈수방지·혈압관리로 병세 악화를 막는 게 완치비결이라는 것은 이 같은 에볼라 발병 메커니즘 때문이다.
그럼에도 병세를 막지 못할 경우 실험적인 처방이 뒤따른다. 기존 완치자의 항체를 혈장수혈을 통해 환자에게 투여하거나 아직 개발단계인 실험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만 환자들에 이 같은 실험적 조치를 취했던 미국 네브래스카의료센터와 에머리대학병원 의사들은 실험적 처방이 실제를 효과를 냈는지 알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는 게 AP통신의 전언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 서아프리카 국가 중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발병이 종료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현지 첫 발병자로 밝혀진 토머스 에릭 던컨과 접촉했던 사람 가운데 보건당국이 관리하던 48명이 에볼라 잠복기간인 21일째까지 발병증세를 보이지 않아 격리조치에서 해방됐다. 다만 현지의 두 번째, 세 번째 발병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149명에 달한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혀 아직 미국 에볼라 사태의 향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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