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심포니 단원들이 음악가 정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대중도 사랑을 주고 정부 지원도 자연스레 뒤따를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신임 수장이 된 임헌정(61·사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취임 일성(一聲)이다. 임 예술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이면 코리안심포니 창립 30주년이 된다”며 “아직도 단원 대우 문제 등 차차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무작정 요구조건을 말하기보다 음악가 자존심을 걸고 제대로 된 연주로 화답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85년 3월30일 창단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 받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단체이자 예술의전당 상주단체다. 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 등 국립예술단체들의 연주를 도맡아 하고 있다.
임 예술감독은 “지난해 12월 주말 포함, 단 하루만 휴식을 취할 정도로 (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과의) 빡빡한 연주일정을 소화했지만 기본급은 턱없이 낮았다”며 “그렇다고 마냥 무언가를 바랄 수만은 없는 만큼 좋은 연주로 화답하고 서서히 단원들의 여건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알고 있기로) 정부 역시 국가예술단체 간의 보다 끈끈한 유기적 접목 방법을 고민하는 것 같다”며 “발레든 오페라든 모든 예술에 오케스트라(음악)의 역할이 중요하듯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그 끈끈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임 예술감독은 지난 25년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말러 교향곡 전곡을 한국 최초로 연주해 국내 클래식계 ‘말러 붐’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코리안심포니를 새롭게 이끌게 된 임 예술감독의 교향악에 대한 깊은 애정은 변함없다. 그는 코리안심포니와 함께 오는 11월부터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9곡) 연주에 도전한다. 그는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단번에 듣는 재미를 느낄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들을수록 더 정감이 가는 친구 같은 작품”이라며 “오래 음미해 들으면 들을수록 더 빠져드는 매력 있는 곡”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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