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4일 미국 총선에서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후보들이 상ㆍ하 양원에서 대거 당선돼 한국ㆍ콜롬비아ㆍ파나마 등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의 의회 통과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1월 총선에서 자유무역에 부정적 견해를 지낸 후보가 하원에서 적어도 24명이 당선되고, 상원에서도 6명 이상이 당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문은 특히 지난 2006년 중간 선거에서 현직 의원을 물리친 20명 이상의 후보들이 자유무역에 비판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자유무역의 부정적 효과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2차례 연속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고 분석했다. 케이토연구소의 통상 전문가인 대니얼 그리스월드는 "지난 1930년 허버트 후버 대통령과 의회 이후 자유무역에 가장 회의적인 의회와 대통령의 조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WSJ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중도성향의 많은 후보들이 자유무역에 부정적인 유권자의 표심을 따라 자유무역 반대입장을 피력했고, 반대로 자유무역을 지지했던 일부 의원들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화당 하원의원인 필 잉글리시(펜실베이니아)와 로빈 헤이즈(노스캐롤라이나)은 자신들이 2005년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민주당 후보들의 공격에 말려들어 패배했다. 로빈 헤이즈 의원을 물리친 민주당의 래리 키셀 당선자는 섬유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노스캐롤라이나의 고용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자유무역의 잠정 중지를 요구하는 등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제프 머클리(오레곤) 상원 후보가 현직 의원인 공화당의 고든 스미스 의원을 이긴 것은 이번 선거에서 통상 문제가 보호주의 색체가 짙은 중서부 지역을 넘어 서부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WSJ은 해석하고 있다. 북서부 태평양 연안 지대는 나이키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수출을 많이 하는 대기업이 위치한 곳으로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지역으로 꼽혔다. 민주당의 셔로드 브라운(오하이오)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정 무역' 지지자들은 머클리 상원의원 당선자와 같은 후보들의 승리가 자유 무역에 비판적인 자신들의 입장을 확산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운 의원 등 75명의 상ㆍ하원 의원들은 환경ㆍ노동 기준 등에 맞도록 기존의 FTA를 재협상을 촉구하는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