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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줄기차게 공격했어야

제8보(111~120)


창하오가 세계대회 결승에 5회나 진출하고서도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한국의 청소년 기사들은 창하오를 ‘새가슴’이라고 부른다. 배짱이 약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약한 수를 두고 스스로 위축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서봉수는 표현이 조금 다르다. “창하오는 생긴 것도 그렇거니와 바둑도 중후하고 뭉툭하지. 인품도 좋고 선량하다고 정평이 난 모양인데 승부사로는 다소 문제가 있는 스타일이야. 승부사는 표독하고 비정해야 하거든.” 창하오는 우하귀 방면의 백대마를 더이상 추궁하지 않고 흑15로 반상최대의 끝내기를 하는 길을 택했다. 이것으로 흑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었으며 사실 그 판단은 정확했다. 여전히 흑이 다소 앞선 형세였다. 그러나 87트리오는 일제히 창하오의 이 노선을 지탄하고 나섰다. “끝낼 때 확실하게 끝내야지. 창하오는 역시 승부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윤준상) 흑15로는 우하귀 방면의 백대마를 줄기차게 공격했어야 했다. 참고도1의 흑1이 공격의 급소였다. 백2로 받으면 흑3으로 가만히 올라서는 수가 좋다. 백4로 연결할 때 흑5로 씌우면 여전히 백대마가 산다는 보장이 없었던 것이다. 이 코스는 대단히 위험하므로 백으로서는 참고도2의 백2로 눌러 사석작전을 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면 흑은 3 이하 7로 일단 접수해 놓고 백이 8로 꼬부릴 때 좌변 백진 삭감에 나서게 된다. 그 코스가 실전보다 훨씬 더 유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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