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동의 치킨주점 'DJ봉닭이'는 최근 대중문화계에 불고 있는 복고 열풍을 반영해 1970년대 음악다방을 재현해낸 복고풍 음악주점이다. 매일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DJ가 신청곡을 받고 사연과 함께 음악을 들려준다.
지난해 10월 DJ봉닭이의 문을 연 최윤희(48ㆍ사진)씨는 2000년대 중반부터 영상물 대여 사업을 하다 창업을 선택했다. 최씨는 "영화 '써니'와 '건축학개론'이 흥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복고풍 형식의 주점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DJ봉닭이는 인테리어부터 소품, 메뉴에 이르기까지 1970년대의 느낌을 연출해 꾸며져 있다. 수백장의 LP판들이 꽂혀 있는 DJ부스가 마련돼 있고 각 테이블에는 번호를 매긴 LP판이 천장에 매달려 테이블 번호를 표시한다. 기본안주는 별사탕이 든 뽀빠이 과자로 과거 군대에서 사용된 반합 뚜껑에 담겨 고객에게 제공된다. 반합통은 치킨 메뉴를 담는 용기로 사용된다.
1980~1990년대에 유행한 가요 제목을 패러디한 메뉴 이름도 눈길을 끈다. '흐린기억 속의 옛날 리믹스 치킨','사랑은 순살 오븐 같아요', '골뱅이는 소면보고 웃지' 등 메뉴 이름을 재미있게 표현해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씨는 40~50대 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층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전문 DJ를 영입해 고객들의 사연과 함께 음악을 들려주는 정규 코너를 신설하고 매장 안에 작은 무대를 마련해 개인기 경연, 프로포즈 같은 즉석 이벤트 등으로 70년대식 음악 다방의 특징과 최신 트렌드를 조화시키려 노력했다. 그는 "다양한 이벤트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젊은 직장인들이 단체 회식을 위해 많이 찾는다"며 "특히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에는 연인들도 이벤트를 위해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DJ봉닭이는 영등포 상권에서 유동인구가 비교적 적은 영등포시장 사거리 뒷골목에 위치해 있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영등포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성수기 최고 월 매출이 8,00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매장 크기는 149㎡(약 45평)로 실내에 4인용 테이블이 23개 마련돼 있고 야외에도 15개의 좌석이 있다.
최씨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가맹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가맹점의 경우 매장 규모는 최소 99㎡(30평) 이상으로 창업비용은 99㎡ 기준 1억 2,000만원 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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