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형식 벗고 혁신 입는다… '회의문화의 변신' ■ 진화하는 기업 회의문화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자, 다들 모였으니 문제 나갑니다. 세계에서 휴대폰 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는 어느 대륙에 있을까요?" "유럽 아니면 미국이요" "땡! 아닙니다. 정답 맞추시는 분께는 가족 외식 때 쓸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마치 TV 퀴즈쇼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SK텔레콤 T로밍팀의 주간 회의 광경이다. 유쾌한 퀴즈와 재미있는 경험을 공유하며 회의를 진행해 팀원들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마련됐다. 흔히 생각하는 무겁고 지루한 느낌의 회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서봉종 팀장은 "팀원들의 한 주간의 업무 피로도를 덜고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도록 창의적인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회의 문화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펀(fun) 경영'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회의에도 재미를 접목시키는가 하면 '타임 아웃제'를 도입해 양보다 질에 승부를 걸고 있다. 효율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 기업들의 이색 회의 문화를 소개한다. 자유발표·속전속결 선호 회의실 나와 커피숍으로 분위기 전환 아이디어 만발 ◇회의에 혁신을 입힌다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회의 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회의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회의인지를 되묻는다. 중요한 주제가 아니라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마이크로 미팅(Micro-Meeting)'을 진행한다. 회의가 많은 임원들의 경우 특정한 약속을 잡지 않고 오후 4시부터 90분간 찾아오는 순서대로 회의를 한다. 최대 15건으로 제한하고 있어 각각의 회의는 10분 안에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도 구글처럼 회의에 혁신을 꾀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의 '포커스 미팅'은 획일적인 주간회의 방식을 벗어나 안건을 2~3개만 정하고 관련 부서 실무자들이 사장과 함께 집중 토론을 벌인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회의시 좌석배치가 자유롭다. '서열식 자리배치 공식'이 없고 회의실에 입장하는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에 앉는다. 이 회사에는 일반 기업의 주간 회의, 임원회의 개념이 없으며 월간 임원회의도 1쪽 이내의 이메일 보고로 대체된다. 하나은행도 올 3월 전 부서에 효율성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내려보냈다. 특히 회의 시간에 대해 '10분 원칙'을 정해 가능하면 10분 이내에 끝내도록 했다. 삼성네트웍스의 경우 주간ㆍ월간으로 진행하던 정례 회의를 없애고 필요할 때만 회의를 하도록 했다. 관성적 회의로 인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서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회의문화 개선 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은 얼마 전 사내방송을 통해 전 계열사에 5가지 회의 원칙을 제시했다. 단순한 정보공유와 보고성 회의를 금지하고 회의에 의사 결정권자를 참여시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상석 배치를 없애고 참석자 서로가 존칭을 사용하도록 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회의문화 혁신사례로 꼽는 곳은 삼성화재. 삼성화재 회의실에는 의자가 없다. 스탠딩 회의가 집중력이 높고 빨리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즘 직장인들은 과거와 달리 자유롭게 의견을 발표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회의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제가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함께 직장인 767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회의문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자유 발표형' 회의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직장인이 52.0%(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신속하게 결론을 내 최대한 회의시간을 줄이는 '속전속결형' 회의를 선호하는 직장인도 51.5%나 됐다. 또 분위기 조성을 위해 유머를 준비하는 '유머형'(24.5%), 웬만한 주제는 인터넷 메신저나 화상회의 등 온라인을 이용하는 '인터넷형'(19.4%) 회의를 선호하는 직장인도 많았다. ◇회의 형식도 고정관념 탈피 딱딱하고 무거운 회의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펀 경영'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회의실에 고유의 이름을 부여해 친근감을 살리는가 하면 딱딱한 회의실 대신 커피전문점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세계적인 주류 기업인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루할 수 있는 회의에 생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회의실마다 임페리얼 룸, 발렌타인 룸, 시바스 리갈 룸, 페리에주에 룸, 앱솔루트 룸 등 브랜드 이름을 붙였으며 해당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인테리어까지 꾸몄다. 온라인컨텐츠업체인 다날 역시 회의실에 각각 '지구', '화성', '금성' 등 태양계 행성에서 따온 이름을 적용했다. 다날 해외사업팀 윤승아 씨는 "이색적인 이름을 가진 공간에서 얘기하다 보면 회의실이라는 부담감이 덜해 팀원끼리 토론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마케팅전문업체인 그레이프피알앤컨설팅은 독특한 회사 규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회사가 지원해주는 경비로 '일주일에 한번 카페에서 수다떨기'. 수다를 떨며 웃고 즐기다 보면 기획 아이템부터 연간 기획안에 들어갈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진실 씨는 "카페 모임에서는 회의실에서 회의할 때보다 2배 정도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온다"며 "회사를 벗어나 카페라는 장소가 주는 '새로움'이 활발한 브레인 스토밍을 도와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수입주방용품 업체인 타파웨어는 매월 전체회의 전에 '미니 파티'를 열어 직원들과 친목도 다지고 사기도 끌어올린다. 신임 한국지사장인 데이지 친로 사장이 직접 제안해 시작된 미니 파티는 간단한 핑거푸드와 샴페인을 마시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판매실적 발표 시상과 게임 등을 진행한다. 딱딱할 것만 같은 병원의 회의 문화도 이색적이다. 관절 전문 웰튼병원은 매주 금요일 오후 진행되는 부서장 주간회의에 앞서 원내 방송에 맞춰 국민체조를 실시한다. 관절을 치료하는 사람들의 관절이 튼튼하지 않으면 환자에게 믿음을 줄 수 없다는 신념 때문. 국민체조의 효과는 직원들의 건강 뿐아니라 회의 효율성까지 가져왔다. 나른한 오후 회의 시간에 가볍게 몸을 풀어줌으로써 회의 분위기에 활력도 생기고 뇌 활동을 자극해 아이디어 건수도 2배 이상 늘었다는게 병원측 설명이다. VIP 의전관광 전문 코스모진 여행사에서는 외국인 가이드와 의전관광 컨설턴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체 회의가 격주로 열린다. 그런데 회의장 곳곳에 국사 만화책이 펼쳐져 있다. 외국인 의전관광 여행사라는 특성상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유산에 얽힌 숨어있는 전설과 야화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각자 신간 역사 만화책을 공부하고 회의 때 마다 10분씩 돌아가며 지식을 공유하는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이다. ◇회의 문화 정착 캠페인 활발 LG텔레콤은 효율적인 회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3ㆍ3ㆍ30 캠페인'을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다. 회의를 소집하기 전 3번 이상 생각하고 회의 일정을 3일 전에 통보하며 회의 시간은 30분 내에 끝내자는 뜻이다. 캠페인을 통해 회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회의 주관자는 사전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NHN은 지난해말부터 '스마트 미팅(SmartMeeting)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회의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충분한 준비를 마친 뒤 진행하되 ▦가급적 30분을 넘기지 않고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다는 것이 캠페인의 주요 골자다. 특히 직원들에게 회의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 타이머(Smart Timer)'를 회의실에 비치해 놓고 '회의 시간을 줄이자'는 메시지를 환기시키고 있다. NHN은 캠페인 진행 10개월만에 회의 빈도가 8% 정도 줄어든 대신 회의 만족도는 기존 58.1%에서 64.8%로 향상됐다고 밝혔다. 게임모션디자인팀의 최양진씨는 "캠페인 이후 회의에는 꼭 필요한 담당자만 참석하고 필요한 내용을 회의록으로 공유하니 한결 정리가 되고 추후 확인도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조사에서도 1회 평균 회의 시간에 대한 의견으로 '15~30분 미만'(44.2%)을 가장 선호했으며 '15분 미만'도 29.5%에 달해 10명중 7명 이상(73.7%)이 '평균 30분 미만'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용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간을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보여주기식 업무를 위해 장황한 보고서를 만들거나 상급자 주도로 지루하게 회의를 진행하는 '회의를 위한 회의'는 대표적인 비효율적 업무 유형"이라고 지적하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과감하게 제거하고 의사결정권을 구성원들이 나눠갖는 민주적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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