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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대입제도, 스테디셀러 돼야

필자에게는 동생이 셋 있다. 필자를 비롯해 모두 지난 1990년대에 대입시험을 치렀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도 않는데 서로 다른 패턴의 대입시험을 봤다. 학력고사, 다양한 점수계산법의 수능 등. 우리나라 대입정책은 광복 이후 지난 60여년간 모두 16차례 바뀌어 평균 3년10개월마다 한번씩 바뀌었으니 한가족 간에 서로 다른 대입 형태를 경험한 집이 우리집뿐이겠는가. 누가 더 좋은 제도를 경험하느냐를 논하기 전에 다들 바뀐 시험제도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다. 학창 시절 공부 잘하는 언니ㆍ오빠를 둔 친구들이 부러웠다. 공부도 가르쳐주고 진학 상담도 해주고…. 필자도 그런 언니ㆍ누나가 되리라 결심했건만 제도 바뀌는 속도가 더욱 빨라져 도대체가 제대로 된 진학 상담이나 조언을 해주기가 힘들었다. 내일이 수능이다. 지난해 국민들은 사교육비로 약 13조6,000억원을 썼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궁극적으로 대학입시를 향한 비용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제도, 어려운 구조일수록 아무나 껴들 수 없고 그것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이 생긴다.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온 가족들의 경험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월 발간한 ‘사교육의 효과, 수요 및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75%와 고교생 78%는 입시제도 변화가 과외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답했다. 사교육비가 진정한 학력 향상보다는 논술ㆍ면접ㆍ구술 등 주로 시험 통과를 위해 지출되고 있는 양상인 것이다. “국가의 운명은 청소년의 교육에 달려 있다(아리스토텔레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교육이 흔들린다. 국가 발전이 비상이다. 그동안 교육의 중요성에 비해 정책이 너무 가볍다는 것이 국민들의 목소리였다. 대선을 앞두고 각 당과 후보들의 교육정책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마음은 딱 하나다. 제발 장수하는 제도를 정착시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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