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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금융 부메랑? 불안 고조

디폴트 소문에 중국 지방은행 뱅크런

예금규모 120억위안 소형銀 금융권 전반엔 위협 안될듯

정부 "무모한 대출 관행 막자" 채권 디폴트 일부 허용 검토

중국 지방은행에서 뱅크런(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에 집중된 농촌상업대출에서 중국 금융 시스템에 균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이 금융 시스템 개선 차원에서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허용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중국신문사와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장쑤성 옌청시 셔양농촌상업은행 지점에 하루에만도 예금주 1,000여명이 예금 인출을 위해 몰려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은행 관계자는 SCMP와의 통화에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파산 소문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공안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셔양은행의 뱅크런은 최근 지역 내 은행 대출을 보증하는 대출보증 업자들이 사업을 접고 야반도주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여기에다 은행이 보증한 부동산 업체와 기업이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이르며 은행이 곧 파산신청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태는 확산됐다. 은행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고객들을 진정시키고 있지만 태양광 업체인 상하이차오르에 이어 싱룬부동산이 보증업체의 부실로 디폴트에 이르며 고객들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중국 금융당국은 셔양은행은 2월 말 기준 예금규모가 120억위안(약 2조1,000억원)에 불과한 소형은행으로 이번 사태가 중국 금융권 전반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셔양은행의 뱅크런 여파로 이날 옌청 시내 황하이농촌상업은행도 비슷한 집단 예금인출 사태를 겪고 있어 안심할 만한 단계는 아니라고 SCMP는 지적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도 이번 일이 중국의 첫 뱅크런 사례는 아니며 비슷한 사태가 지방에서 일어난 바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 경제전문가들은 셔양은행의 뱅크런이 불안심리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풀린 유동성에 의한 부실대출이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금융기반이 약해 신탁상품 등 그림자금융에 의존했던 농촌지역, 중소기업 자금 등에서부터 금융 시스템의 균열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세계경제연구센터 소장은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정부·기업 등 대출자에 대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 과정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태양광·철강·부동산에 이어 지방은행까지 디폴트 위기에 휩싸이며 중국 금융당국은 무모한 대출관행을 막기 위해 채권 디폴트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높아진 신용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문제가 있는 회사채와 금융상품에는 디폴트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증감회는 이달 말까지 회사채 관련 감독부서를 새로 설치하고 인민은행은 중국 은행들이 판매하는 고수익투자상품과 연계된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은 앞서 23일 한 토론회에서 "시스템 차원의 위험이 없는 범위에서 시장의 작용에 의한 일부 기업의 디폴트는 허용해야 한다"며 "기업 디폴트가 시장의 규율을 강화하고 회사채 발행사와 투자자의 행태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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