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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5월 7일]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미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한 이래 후텐마(普天聞) 기지 이전 문제에 따른 시련을 막 극복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최근 선거공약이었던 오키나와 미군 기지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인정하면서 그는 정치적 생명을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애초에 자신의 총리직을 걸고 이 문제의 해결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 일은 자업자득이었다. 하토야마 총리는 후텐마 공군기지 이전 캠페인을 벌이며 인기를 얻었다. 이곳은 지난 1995년 미 해병대원이 12살 일본 소녀를 강간한 이후 미일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하토야마가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전 자민당 정권에서 후텐마 기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일관계 악화'라는 리스크가 있기는 했지만 하토야마 총리가 전 정부의 결정을 폐기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대안도 없이 이를 거부했다. 다른 섬에 공군기지를 신설하는 방안이나 괌으로 해병대를 옮기는 방법 등이 거론됐지만 실효성과 전략적 문제 때문에 채택되지 못했다. 이것은 하토야마의 핵심적인 부담이 됐다. 그는 일본에서 미군의 존재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먼저 일본의 미군기지는 독일의 경우처럼 냉전의 유물이 아니다.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의 평형추로서 이 지역 전체의 광범위한 세력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후텐마 기지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 아니라 하더라도 선거용 포퓰리즘에 따라 옮겨져서는 안 된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제서야 그의 계획을 접고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참회하며 오키나와섬 안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기존 안(案)으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선택 가능한 최선의 대안인 셈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하토야마가 추진과정에서 애국심과 지역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번 달 말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러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하토야마로서는 이를 악물고 달려들 수밖에 없다. 하토야마는 고통스럽게도 총리라는 역할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지금 하토야마가 어떻게든 자신의 계획을 관철해나간다면 자민당은 사분오열될 수도 있다. 일본 정가가 심한 경쟁 양상을 보일수록 하토야마 총리는 더 큰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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