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도로명ㆍ교통표지판 등의 공식적인 명칭에서 판교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자 판교신도시 입주자 및 입주 예정자들이 ‘판교’를 지키기 위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판교는 최초 분양 당시부터 ‘로또’로 불리며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았고 최근에는 비록 호가이기는 하지만 입주가 일부 시작되면서 아파트 값이 분당신도시를 뛰어넘는 등 ‘판교 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성남시 및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19일까지 2개 이상 시도에 걸쳐 있는 광역도로망에 부여할 새로운 주소이름을 수렴하고 있다. 성남 지역의 경우 대왕판교로ㆍ청계로ㆍ성남대로 등 6개가 대상이며 성남시는 ‘대왕판교로’의 예비 도로명으로 ‘대왕로’를 정해놓은 상황이다.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대왕판교로’라는 이름은 너무 길고 이곳에는 판교 이전에 ‘대왕면(面)’이 있었기 때문에 옛 명칭을 따와 행정 이름으로 쓰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판교 입주자 및 입주 예정자들은 “‘분당수서로ㆍ분당내곡로 등은 그대로 두면서 판교만 문제 삼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절대로 판교의 지명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행안부와 성남시 등에 집단민원서를 제출했다. 도로명뿐 아니라 교통표지판에도 ‘판교’라는 이름이 빠진 것에 대해 입주자 등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판교IC에서 빠져나오면 동판교ㆍ서판교 표시는 없고 대신 안양, 용인ㆍ수지, 분당 등으로 표시돼 있다. 성남시는 “현재 판교의 동ㆍ서 구분은 택지개발 때문에 임시로 사용하는 것으로 택지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정식 명칭이 아닌 것을 표지판에 사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의 한 입주자는 그러나 “판교IC를 그대로 둔다면 판교 방향 표시도 해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판교가 속한 분당구가 퇴색할까 봐 판교라는 이름을 못 쓰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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