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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장쩌민 퇴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9월20일자

정쩌민(江澤民)이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사임하며 권력에서 물러나고 후진타오(胡錦濤)가 중국 지도부 최고자리에 올라섰다. 후진타오는 당권(총서기)과 정권(국가주석)에 이어 군권까지 넘겨받음으로써 중국의 3대 주요 권력을 장악했다. 장 전 주석은 쩡칭훙(曾慶紅) 국가 부주석 등 정치부에 남아있는 일부 측근들을 제외하면 정치적 영향력을 거의 잃은 상태다. 후 주석이 명실상부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떠오르긴 했지만 9명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일부는 급격한 변화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톈안먼사태의 핵심 책임자였던 리펑(李鵬)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비서 출신인 뤄간(羅幹)은 톈안먼사태를 재평가하려는 당의 방침을 연기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얼마나 빨리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국가로 변화해나갈 것인가를 고려할 때는 후 주석의 정치적 노선뿐만 아니라 공산당 정치국의 노선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 일부 인사들은 정치적인 통제를 완화하면 공산당이 분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또 중국 공산당은 정책을 수립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집정 방식’이 확대돼 있다. 중도파가 여전히 당내 소수인 상황에서 후 주석은 강경파와 공생하거나 그들을 장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장 전 주석의 퇴진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내 대부분의 이슈를 다루면서 장 전 주석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는 더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하기를 원할 것이다. 이미 드러났듯이 후 주석은 타이완이나 홍콩 문제를 다루는 데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서방세계는 이들에게 환영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물론 중국 공산당의 ‘중도파’를 단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후 주석은 이미 덩샤오핑(鄧小平)이 생전에 짜놓은 계획에 지도자로 지명돼 있던 인물이라는 점 등을 유념해야 한다. 한편 원 총리는 대표적인 자유주의자다. 그는 자유당 지도자이자 톈안먼사태 후 가택연금된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수석보좌관을 지냈다. 후 주석과 원 총리가 자오 전 총서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새로운 리더십을 시험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장쩌민의 퇴진은 중국 발전의 중대한 단계, 또는 발전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 국제사회는 후 주석과 원 총리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그들이 중국을 평화롭고 번영하는 나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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