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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7일] IFA 전시장의 '한국식 영어'
입력2009-09-06 18:53:16
수정
2009.09.06 18:53:16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국제 가전전시회인 'IFA 2009' 개막에 앞서 지난 3일 진행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
여기에 참석한 외국 기자와 바이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영어로 진행하는 연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투박한 '한국식 영어' 발음이었지만 한마디, 한 단어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베를린 현지에서 만난 주재원은 한국식 영어의 위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과거에는 외국 바이어들이 우리가 영어로 이야기하면 알아들으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일본인들이 영어로 이야기하면 우리보다 발음이 더 좋지 않아도 경청했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한국 가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발음을 좀 실수해도 오히려 외국 바이어들이 한국식 영어를 알아 들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한국식 영어처럼 높아진 한국 가전의 위상은 'IFA 2009' 전시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IFA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맞아주는 게 삼성전자의 깃발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 부스는 매일 많은 인파로 붐볐다. 부스를 찾은 외국인들은 얇은 두께의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보면 신기한 듯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삼성 전시관에서 만난 이란의 한 외국인 바이어는 "LED TV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며 "물량을 공급 받는 것을 알아 보기 위해 전시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한국 가전이 곧 견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제품에 대한 찬사와 더불어 '한국 가전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반응도 여러 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이지 않지만 한국 업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이번 전시회 때 많이 느꼈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국 가전이 앞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는 지속 성장만이 아니다. 견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그래야만 IFA 전시장에서 한국식 영어가 현재보다 더 높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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