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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DP 쇼크] 소비·수출 동반부진이 경기 발목… 금리인상 시기 늦출 수도

양적완화 종료 한분기 만에 성장률 제로 근접

强달러·저유가에 경기회복 모멘텀 상실 우려

6월 금리인상 물건너가 9월 이후 단행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를 종료한 지 불과 한 분기 만인 올 1·4분기에 미국 경제 성장률이 '제로'에 근접할 정도로 경기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된 데는 한파라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감소와 에너지 업계를 중심으로 한 기업투자 위축 등의 악재가 당분간 미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9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발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소비와 수출의 동반부진이다. 이 기간 중 실질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은 1.9%에 그쳐 이전 분기의 4.4%보다 크게 둔화됐다. 개인소비는 미국 경제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 1·4분기 중 달러화가 주요 교역통화 대비 4.5% 상승하는 강세를 이어가면서 수출은 7.2%나 감소해 4.5%의 증가폭을 보였던 지난해 4·4분기와 뚜렷한 대조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투자도 부진했다. 지난해 4·4분기에 4.7% 증가했던 비거주자 고정자산 투자액은 올 1·4분기 3.4%의 감소세로 돌아섰고 같은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0.6%에서 0.1%로 둔화됐다. 특히 저유가의 여파로 에너지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건설 부문 투자가 급감해 석유 탐사 및 시추를 포함한 비주거용 건설 부문 지출은 23.1%나 크게 감소했다.

1·4분기에 예상 밖의 '쇼크'를 안겨준 미국 경기의 향후 동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는 일단 지난겨울 미국을 강타한 한파와 서부항만 파업에 따른 물류지연 등 일회성 요인이 1·4분기 성장률을 갉아먹은 최대 요인이라고 보고 2·4분기부터는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한파와 파업이 GDP 성장률을 각각 0.5%포인트와 0.3%포인트씩 끌어내렸다며 2·4분기부터는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지 않는 만큼 성장률이 상당폭 반등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지금은 (경제의) 취약성이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며 "이번 분기에는 가파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러화 강세와 저유가 여파로 수출이 급감하고 에너지 업계를 중심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등 보다 근본적인 악재에 발목이 잡혀 미국 경기가 회복 모멘텀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2·4분기 성장률이 반등하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날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둔 '성장률 쇼크'가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유력했던 6월 금리 인상설이 각종 지표 약세로 급전직하한 GDP 성장률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은 물론 9월 이후로 단행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암허스트피어폰트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체질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며 "당초 6월로 예상됐던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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