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은 1913년 연준 설립 당시부터 대형은행들이 몰려 있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가장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다른 11개 연은 총재들은 할당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자리 4개를 교대로 돌아가면서 맡는다. 반면 뉴욕 연은 총재는 FOMC 상임 위원을 맡고 있고 재무부의 대리인으로 연준의 대내외 결제 업무도 수행한다.
이 때문에 월가에 유리하도록 연준의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돈줄인 월가 눈치는 보지만 뉴욕 연준은 걸핏하면 공격하고 있다. 공화당 주도로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연준감사법안'(Audit the Fed)에서 연준 이사에 중소형은행 출신을 넣도록 의무화한 것도 뉴욕 연준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월가와 재무부, 연준 인사들이 회전문 인사로 왔다갔다하는데 상호 이해갈등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걸핏하면 월가와의 유착 유혹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뉴욕 연은의 한 감사관이 골드만삭스의 부정을 발견해 상부에 보고했으나, "덮어주자"는 상사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오히려 해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1월 미 의회는 관련 청문회를 실시해 강력한 쇄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뉴욕 연은에 대한 불만은 연준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는 최근 퇴임 고별 연설에서 "뉴욕 연은 총재는 너무 큰 권한을 갖고 있다"며 "다른 지역 연은 총재 11명과 돌아가며 의결권을 나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뉴욕 연은이 뉴욕 소재 대형 은행들에 대한 감독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연준의 구조개혁을 요구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