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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의 About Stage] 열연 뒤 땀에 젖은 무대 의상, 관리 어떻게?

공연장내 대용량 세탁기 설치

속옷·면 소재 연기후 바로 빨고 손상되기 쉬운 옷은 탈취만 했다

일주일·보름단위로 세탁소 맡겨

뮤지컬 '아이다' 공주 드레스는 고가 실크에 조명 달려 세탁 불가

배우가 흰천의 내의 받쳐 입어

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서 지저스의 흰 옷은 때가 잘 타기 때문에 의상팀이 공연 후 일일이 손빨래한다. ②고난도 군무가 나오는 명성황후 1막의 호위무사 선발 장면이 끝나면 의상팀은 바로 이들의 옷을 수거해 공연장 내 세탁기로 가져간다. ③세탁 불가 드레스 300벌이 등장하는 아이다 의 패션쇼 장면. /사진=각 제작사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날씨 이야기가 아니다. 뜨거운 조명이 내리쬐는 무대, 그 위에서 노래하고 춤도 추는 뮤지컬 배우에게 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 '열연의 훈장'은 객석을 감동으로 적시지만, 또 한편으론 고가의 무대 의상도 축축하게 적신다. 평균 2~3개월간 이어지는 공연을 매일 쾌적하게 펼치기 위해선 꼼꼼한 의상 관리가 필수인 셈이다.

뮤지컬 '명성황후' 1막엔 호위무사 선발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 등장하는 남자 배우들은 고난도 액션부터 역동적인 군무를 펼쳐야 해 1막이 끝나면 모두가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이 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역시 주요 배우가 2시간 내내 고음과 강렬한 샤우팅을 뽑아내느라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 두 작품의 의상팀에 따르면 최근 주요 뮤지컬 공연장엔 대용량 세탁기가 설치되어 무대용 속옷이나 면 재질의 의상은 이곳에서 매일 처리하고 일부는 스태프가 직접 손빨래한다.

손상되기 쉬운 무대 의상 대부분은 일주일~보름 단위로 전문 세탁업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긴다. 잦은 빨래로 색상이나 장식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공연 후 환기와 탈취 작업만 해 두었다가 공연이 쉬는 날 한꺼번에 세탁소로 보낸다. 한 번에 맡기는 의상은 대극장 작품 기준 100벌부터 500여 벌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 고가 원단이 아닌 이상 대개 한 벌 당 세탁비는 1~2만 원인데, 의상 한 세트가 상·하의, 속·겉치마 등 여러 부분으로 나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세탁이 아예 안 되는 옷도 있다. 2012년 공연한 뮤지컬 '아이다'에 등장하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드레스가 그 주인공. 극 중 패션쇼 장면에 등장하는 300여 벌의 드레스는 대부분이 고가의 실크 소재로 제작된 데다 일부는 옷 안에 조명이 달려 세탁할 수 없었다. 땀으로 인한 의상 변색에 대비해 배우가 흰 천으로 만든 내의를 입고 공연 후엔 이 옷만 빨았다고 한다.

'빨래 끝'이 끝은 아니다. 여름철엔 무더위와 장마철 습한 공기 탓에 의상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인조가죽은 쉽게 녹아내리고, 배우들이 매일 입고 신는 안감이나 신발에서 나는 냄새도 잘 잡히지 않아 제습과 환기, 탈취에 공을 들여야 합니다."(변미라 세종문화회관 의상실장)

최상의 상태로 무대 의상을 올리려는 스태프의 '땀내 진동하는' 수고. 그 덕에 오늘도 배우는 무대에서 펄펄 날고, 옷은 그의 날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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