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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새 정치 하려면 안철수도 바뀌어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돌아왔다. 대선 당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난 후 82일간 자신의 새 정치 구상을 가다듬고 지난 11일 귀국했다.

지난 대선 기간 그가 내놓은 새 정치는 일부에서 환영을 받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실체가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이른바 그의 '샌프란시스코 구상'은 이 같은 지적을 얼마나 수용했는지가 관심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새 정치는 여전히 추상적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을 갈라 대립하는 정치 대신 국민 삶과 마음을 궁하게 여기는 정치를 하겠다"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당이 달라도 국가 중대사엔 뜻을 모으는 통합의 정치, 이념으로 아니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 중심의 정치"라고 했던 그의 새 정치는 여전히 구체성이 부족하다.

특히 귀국 기자회견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을 지적한 대목은 그가 여전히 현실 정치의 복잡다단함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는 의심을 품게 했다.

그는 "대승적ㆍ모범적으로 양보하는 쪽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전 교수는 여야가 자기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방송 진흥'과 '방송 공정성' 중 무엇을 양보해야 하는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혹은 힘이 센 자가 양보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패자가 승자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양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현실에서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이 같은 선택의 문제를 그는 '편 가르기 정치'로 외면했다.



정치는 매 순간 선택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난 누구의 편'이라고 선언하는 게 아니다. 또 자기 주장 없이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 혹은 '이것도 틀리고 저것도 틀리다'라고 하는 것은 유권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안 전 교수가 내건 새 정치는 정치 실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간절한 목마름이다. 새 정치가 있어야 대한민국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정치는 안 전 교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안 전 교수도 자기 꿈을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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