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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러 웃고, 중국 중립, 일본은 손해
입력2010-12-21 15:38:57
수정
2010.12.21 15:38:57
연평도 포격훈련 둘러싼,‘남북+4강’의 외교성적
지난 20일 우리군의 연평도 해상포격훈련을 둘러싸고 남북간의 기 싸움 이외 치밀하게 전개된 게 바로 한반도 주변 4강의 외교전이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의 한국과 북한 방문, 한ㆍ미ㆍ일 외교장관 회담,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중 등 한 달간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됐고 남북과 주변 4강은 각각 다른 손익계산서를 쥐었다.
러시아와 미국은 이번 외교에서 확실한 성적을 거뒀다. 러시아는 천안함 사태와 달리 북한의 도발을 명시적으로 규탄하면서 한국, 미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고 지난 19일에는 한반도의 긴장사태를 논의하자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미ㆍ중에 비해 소극적이던 러시아가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입지를 더욱 넓히게 된 것이다.
미국은 천안함 사태 이후 한반도 문제에 강력히 개입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와 동아시아에서 영향력 확인 등의 소득을 얻었다. 중동 문제에 몰두해 왔지만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아시아에 시선을 돌리게 됐다. 또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서해에 항공모함을 진입시키는 등 중국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미국에게는 성과다.
중국의 경우에는 셈이 좀 복잡하다.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회의를 제안했지만 한국, 미국, 일본으로부터 사실상 거부당했고, 북한을 ‘비호한다’는 외교적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평화와 자제력’을 호소, 앞으로 협상국면이 전개될 경우 다시 한번 ‘의장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동력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은 한ㆍ미와 함께 공조를 취했지만 한반도 정세에서 러시아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더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을 강하게 규탄하는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미국과 동맹을 굳건히 다지게 된 것은 부수적 수입으로 꼽힌다.
한국과 북한의 성적표도 어떨까. 한국은 미국과 공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우방들을 상대로 북한의 도발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낸 점은 외교적 성과로 볼 수 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무릅쓰고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북한이 서해 5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시도를 단호히 차단한 것으로 성과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ㆍ미국ㆍ일본’ 대(對) ‘북한ㆍ중국ㆍ러시아의 대립구도가 확연히 드러난 것은 뼈아프다. 또 한반도 문제가 유엔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된 것은 외교적으로 치명타라는 비판도 있다.
북한은 연평도 도발로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고립이 더욱 심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견제가 커지고 러시아로부터는 정면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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