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고가낙찰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큰 손들 사이에서 강남권 아파트가 여전히 투자 1순위로 꼽히는데다, 경락잔금 대출이 대부분 대출규제를 피하는 2금융권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7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15일까지 낙찰된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3구 아파트 64건 가운데 23건이 감정가보다 높게 '고가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 강남권 아파트 고가낙찰 건수(4건)보다 6배나 증가한 것으로, 낙찰 물건 3건 중 1건이 고가낙찰 된 셈이다. 경매에 나오자마자 바로 낙찰되는 신건 낙찰건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월 4건 이하였던 강남권 아파트 신건 낙찰 건수는 이달 들어서만 16건으로 4배나 증가했다. 경매 첫 회에는 감정가에 바로 입찰이 진행되는 만큼 신건 낙찰은 곧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이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6계에서 진행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전용 101㎡는 첫 입찰에서 6명이 몰리면서 감정가(11억원)의 111.56%인 12억6,000여만 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 8일에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42㎡가 첫 입찰에서 4명이 응찰해 감정가(7억 8,000만 원)의 104.23%인 8억 1,30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강남권 아파트 낙찰가율도 전달에 비해 3.47% 포인트 상승한 92.41%을 기록했고, 낙찰률도 7.60% 포인트 오른 48.48%을 나타냈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원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고 있던 강남권은 정부의 대출규제에 따라 변화된 영향이 거의 없는데다,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대응차원에서 강남권 부동산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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