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작가 왕마이 "… 중국은 매우 이상한 사회" "마르크스의 머리 단 호랑이처럼 급성장한…"아라리오 서울서 개인전 조상인 기자 ccsi@sed.co.kr “중국은 지금 아주 이상한 사회다. 마치 이 그림처럼.” 중국작가 왕마이(36ㆍ사진)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작품 ‘휘종재 798’을 가리켰다. 언뜻 전통화로 보이지만 그림 중앙의 사슴에는 여인의 두상이 달렸고, 그 여인의 머리 위로 소나무가 치솟았다. 새와 사람과 나무를 접목한 것이 기이하다. 소격동 아라리오 서울에서 다음달 15일까지 개인전을 여는 왕마이를 만났다. 그는 급변하는 중국사회의 현실을 따끔하게 꼬집는 작가로 꼽힌다. 그는 “화가이자 북송의 황제였던 휘종(1082~1135)이 베이징 문화특구인 798지역, 즉 나와 내 동료들의 작업실이 있는 바로 그곳에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휘종의 고전을 현대적 기법으로 ‘이종교배’함으로써 현실을 풍자한 것. 전통화에 등장하는 현대인, 기계 설계도 속 산수화 인물 등은 그가 즐겨 사용하는 이미지들이다. 마르크스의 머리를 한 호랑이를 그린 작가는 “작품에 표현된 구체적인 이미지보다 중국역사와 현대 중국의 사회현상 이면의 관계성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를 바라보는 왕마이의 시선은 어린아이와 석유회사로 형상화됐다. “아이는 본능, 석유는 지구 원천의 힘을 갖고 있는데 이는 자본의 힘과 비슷한 성질을 갖는다”는 게 작가적 해석이다. 유명 정유회사의 브랜드 로고와 명ㆍ청대 산수화의 도상이 뒤섞여 있는 난해한 그림은, 배경을 알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왕마이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어려서 서예와 그림을 배웠기에 고전 동양화 기법과 현대적 미술양식을 넘나들며 화폭을 채워간다. 끝으로 중국 현대미술 시장에 대해 그는 “급성장으로 인한 모순이 드러나고 있고 미술의 상업화가 넘어야 할 험준함이 있는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면서 “한국은 (중국에 비해) 전통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앞으로 어떤 가치관을 세계에 줄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라는 작가다운 고민으로 갈음했다. (02)723-6190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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