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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둔화·인플레 확산 세계경제는 진퇴양난"

IMF총재 "곡물값 급등에 저개발국 식량 위기"<br>선진국 올 물가상승률 95년이후 최고 전망

1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 파도가 세계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세계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식량ㆍ에너지를 중심으로 나타난 물가급등이 글로벌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들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인 2.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를 기록했으며 유럽연합(EU) 역시 3.5%로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웃돌았다. 오랫동안 저금리ㆍ저물가를 유지해온 일본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되고 있다. IMF는 올해 개발도상국가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7.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의 주원인은 전세계적인 에너지ㆍ원자재ㆍ곡물 가격 급등 및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다우존스-AIG상품가격지수에 따르면 올 들어 곡물 가격은 12.4%, 산업용 금속 가격은 22.2%, 원유 및 원유제품 가격은 14.8% 급등했다. WSJ는 이번 인플레이션의 특징이 선진국들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생활비 중 식료품과 에너지 비중이 높은 개발도상국가 및 빈곤국가에서는 물가급등에 따른 항의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WSJ는 각국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각종 긴축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식량확보에도 초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전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저개발 국가들의 식량난 등 세계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2006년 이후 곡물 가격이 46%나 상승했다”며 “치솟는 물가로 저개발국들의 식량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세계는 얼음과 불인 성장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세계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도 “전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이 지난 7년간 공들여온 빈곤퇴치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릴린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신흥국 증권시장에는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기침체보다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중국 등 이머징마켓 증시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인플레이션 위협과 이에 따른 긴축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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