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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다시 땅을 찾고 있다. 지난 1~2년 간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주택 분양 사업을 접다시피 했지만,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일부 분양 시장에 온기가 돌자 내년 분양을 재개하기 위한 주택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4대강 공사관련 발주가 내년도부터 줄면서 공공 물량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건설사들이 아파트라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찾아야 하는'절박함'으로 작용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보유하고 있던 땅마저 처분하던 건설사들이 아파트 건설용 사업지 물색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유망 택지지구에서는 매수 바람이 뚜렷하다. 지난 25일 경기도시공사가 공급한 광교 신도시의 마지막 중소형 아파트 용지의 경우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에 공급된 땅 가격은 1,668억원에 달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도 삼성물산, SK건설 등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견업체까지 총 97개 업체가 대거 신청했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2007년 호황기 때도 택지 경쟁률이 겨우 60~70대 1이었는데 이 정도 경쟁률이면 거의 모든 주택 사업 건설사들이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아파트 용지 역시 하반기 들어 판매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H의'2010년 공동주택지 공급 현황'에 따르면 LH의 아파트 용지는 지난 1~2월 각 1건씩만 판매되는 데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8월 4건, 9월 3건, 10월 5건 등 판매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팔린 택지는 동탄2신도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사업성이 뚜렷한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하반기에는 부산 정관, 광주 수완, 김해 율하 등 지방 택지들에도 매수 세가 붙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다시 땅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은 내년 공공 발주 시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건설 사업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먹거리를 찾기 힘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공공토목 수주는 4대강 사업 발주 등이 마무리되면서 올해보다 15%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서울시의 공공관리제 시행 등으로 재개발ㆍ재건축 수주도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견건설사의 한 영업담당 임원은 "토목 수주가 힘들어지고 LH의 발주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택건설을 위한 믿을만한 사업지라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내년도 회사 명운이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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