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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3월 18일] 추경편성과 재정적자

유일호(국회의원·한나라당)

최근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 가운데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심각한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대규모의 재정지출에 의한 투자 및 소비 진작 필요성과 함께 이에 따른 고용의 확대가 가능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대책이다. 역사적으로도 대공황을 벗어나기 위한 대책으로, 또 현재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책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방향은 잘 잡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추경에 의한 재정지출 확대는 기존의 세입은 불변인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재정적자를 수반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재정적자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구축효과, 물가상승 등 여러 부정적 효과를 동반하게 된다.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경제가 안정을 유지하고 있을 때에는 특히 재정운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균형재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부득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일단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며, 필요하다면 재정적자를 수반하는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도 정당화 될 당위성을 가질 수 있다. 이는 마치 위급한 환자에게 궁극적으로는 몸에 좋지 않을 수 있으나 수술요법이나 단기적 대증요법을 쓸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어떻게 보면 평소에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온 이유가 이러한 비상시국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 상황은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 그 규모를 얼마로 할 것이며 어떤 부문에 그 지출을 해야 하느냐를 따질 때라고 생각하다. 일부에서는 이미 우리의 국채규모가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추경편성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아주 작은 규모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체 국채규모는 GDP 대비 40%에 못 미쳐 적자를 감내할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본다. 아울러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면 초기에 충분한 규모로 하고 적자발생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은 방안이다. 이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위기는 초기에 확실히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며 둘째, 소규모라도 재정적자를 수년간 반복하는 일은 경제 주체들의 재정정책에 대한 신뢰상실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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