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30일(현지시간) 개발도상국이 막대한 채무 부담에다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자금 차입난으로 이제부터 본격적인 경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이제서야 본격적인 실물 및 금융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졸릭 총재는 또 "개발 도상국의 본격적인 침체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도 곧바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3월 기준으로 올해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개발도상국의 채무 규모가 기업 부채 1조달러를 포함해 총 2~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졸릭 총재는 이와 관련 "개발도상국들이 금융시장 경색으로 제때 대출을 받지 못하면서 이들 개도국의 자금 차입 부족 규모가 3,500억달러에서 최대 6,35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개도국의 차입 부족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오는 2일 열리는 중남미 재무장관회담에서 세계은행의 개도국 대출 확대를 위한 재원확충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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