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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긴장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와중에서도 최전방에서는 여전히 최고 수준의 긴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 군 당국은 북 잠수함 50여척이 행방을 감췄고 북한이 전방의 포병전력 가운데 즉각 사격이 가능한 포대를 2배로 증강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의 경계 수위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靑, "北의 위장된 대화 경계"=청와대는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나서면서도 긴장 국면을 함께 조성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면서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북한이 '화전(和戰)' 양면전략을 세워 교묘하게 협상을 이끌어가고 있는데다 경우에 따라서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식으로 추가적인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극도의 경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무력 도발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만 고위급 접촉이 성과를 내지 않겠는가"라며 "북한의 '위장된 대화'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협상에서 북한이 진정성 있는 사과 등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야만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협을 확대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고위급 접촉이 '대화를 위한 대화'에 그치고 북한이 추가적인 무력 도발에 나설 경우에는 강경한 대응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北의 '성동격서' 가능성에 대비=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북한이 보유한 70여척의 잠수함과 잠수정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50여척이 동해안과 서해안의 기지를 이탈해 행방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며 "이 같은 기지 이탈률은 평소의 10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행방이 묘연해진 잠수함이 어디서 어떻게 활동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전방의 북한군 포병 중에서도 즉각 사격할 수 있도록 진지 구축을 마친 전력이 회담 이전에 비해서 2배 정도 증가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이중적 행태는 고위급 접촉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는 한편 회담 결렬시 추가 도발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분석된다. 군은 이에 따라 고위급 접촉에 상관없이 경계 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군, 대북 심리전 방송 지속=남북 고위급 접촉과 상관없이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계속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 새벽에도 최전방 11개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가동했으며 방송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 예비사단의 핵심 전력이 전진 배치되고 주한미군의 대포병 전력도 주둔지를 떠나 전방 진지로 투입됐다. 공군은 유사시 대응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알래스카에서 다국적군 연합훈련인 '레드플래그'에 참가하고 있는 전투기 6대도 조기 귀국시켰다.
한미 양국은 대북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 북한군 동향을 정밀감시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이 보유한 전략자산의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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