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변절자XX'의 대상이 탈북자가 아닌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준다고 해도 임 의원의 발언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생 운동을 함께했다가 그와 다른 방식을 택한 이를 '변절자'로 치부하는 건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는 오만이나 독선에 불과하다.
학생 시절 그가 북한을 넘어가 김일성 주석을 만난 것을 두고 한편에서는 '통일의 꽃'이란 칭호를 붙여줬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빨갱이'라는 색깔을 덧씌웠다. 북한 문제를 대하는 그의 방식을 빨갱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하려면 임 의원 스스로도 자신과 다른 방식의 접근을 변절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자기 주장을 인정받기 위해 나와 다른 생각을 먼저 존중하는 것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다.
변절자의 대상이 북한 이탈 주민이라면 더 큰 문제다. 현존 북한 체제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누릴 수 없는 시스템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의 폭압을 피해 목숨 걸고 넘어온 이들을 변절했다고 한다면 그가 지켜온 것은 또 무엇인가.
이념적 논란보다 그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을 대하는 태도일지 모르겠다. 그는 막말을 퍼부은 북한 이탈 주민에게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개겨"라고 했다고 한다. 국민의 지지로 국회의원이 된 자가 국민을 '새끼'로 부르고 국민의 말을 '개기'는 것이라 치부하는 게 초선 의원으로서 할 말이고, 태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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