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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4월 분양한 충남 논산 내동2지구 A1블록 단지 내 상가 4개 점포는 평균 낙찰가율(공급가 대비 낙찰가 비율) 291%를 기록하며 모두 주인을 찾았다. 특히 이 단지 104호 점포는 공급가인 8,400만원보다 세 배 이상 높은 3억311만원을 써낸 입찰자에게 돌아갔다.
# 지난달 GS건설이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공급한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는 총 14개 점포에 400여건의 입찰이 들어와 평균 2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인 6.5대1에 비해 네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평균 낙찰가율도 178%를 기록했다.
사상 첫 1%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LH가 올 상반기에 공급한 179개 점포에는 무려 80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민간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낙찰가율도 입찰경쟁이 치열해지며 고공비행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단지 내 상가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낙찰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예상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LH가 올 들어 6월까지 공급한 단지 내 상가는 모든 점포가 유찰 없이 낙찰됐다. 총 낙찰가격은 1·4분기에 47개 점포 215억원, 2·4분기 132개 점포 581억원 등으로 상반기에만 LH 상가에 79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상반기 총 낙찰가도 공급가의 두 배를 웃돌며 203%의 평균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169%)과 2014년(186%)에 비해 한층 높아진 수준이다.
민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투자자들이 몰리며 낙찰가가 치솟고 있다. SK건설이 6월 분양한 '인천 SK 스카이뷰' 상가는 98개 점포 모집에 1,000건이 넘는 입찰이 몰려 평균 낙찰가율 154%를 기록하며 완판됐다. 현대산업개발의 '별내 아이파크 2차' 상가도 18개 점포에 대해 입찰을 받은 결과 최고 낙찰가율 150%로 분양이 이뤄졌다.
이 같은 단지 내 상가 완판 행진은 사상 처음 1%대로 떨어진 금리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LH 단지 내 상가의 경우 2013년과 2014년에는 유찰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올해는 유찰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준금리가 3월 1.75%로 하락한 데 이어 6월에는 1.5%까지 내려오면서 단지 내 상가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단지 내 상가의 인기가 치솟는 이유는 고정된 아파트 배후수요가 있는데다 권리금 없이도 가게를 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LH 상가는 가구당 점포 면적이 일반 아파트보다 작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개 단지 내 상가는 일반 신도시 근린상가보다 저렴해 3억~5억원대면 투자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도 단지 내 상가 공급이 활발해 치열한 낙찰경쟁이 예상된다. LH는 하반기 전국 28개 지구에서 302개 점포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는 구리 갈매, 의정부 민락2, 하남 미사, 부천 옥길, 동탄2지구 등에서 입찰이 진행되며 지방에서는 양산 물금2, 강원혁신도시 등에서 상가가 공급된다.
건설사들도 주거시설의 상가 분양을 줄줄이 준비하고 있다. GS건설은 이달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 16개 점포를 분양하며 롯데건설도 이달 서울 금천구에 짓는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단지 내 상가 '마르쉐 도르' 총 156개 점포를 선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구리 갈매 아이파크' 단지 내 상가인 '아이파크 애비뉴'를 오는 9월 중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단지 내 상가 낙찰경쟁 심화로 낙찰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수익률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치열한 경쟁에 휩쓸려 너무 높은 가격에 무리해서 낙찰을 받으면 적정 임대수익률을 맞추기는커녕 공실 위험도 높아진다"며 "주변 상가 임대료를 확인해보고 연간 5~7%의 임대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지 따져 입찰가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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