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지지세력을 배경으로 삼는 식의 세대결에 나서는 모양새보다는 안 원장 특유의 '담백한 국민보고회 형식'을 통해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게 안 원장 측 주변의 관측이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장소와 형식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자간담회 형식을 포함한 담백한 자리로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안 원장 주변 인사들은 모두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 자체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주변 인사에게 대선 출마 결심을 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점은 19일 즈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이 발표시기를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출된 후'로만 밝힌 상태이나 문 후보가 뽑힌 직후인 17일은 '잠재적 동반자인 문 후보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18일은 민주당 내 안 원장과의 매개 역할을 담당하는 송호창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잡혀 있는 게 걸린다. 안 원장 측의 한 인사는 "송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안 원장이 나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해 이날 역시 안 원장이 구체적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마냥 등판시기를 늦춘다면 문 후보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19일 즈음이 D데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여의도 정치권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이 모두 대선 무대에 오르는 대로 양자의 단일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각자의 지지세를 넓히다가 적절한 때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이른바 '담판 단일화론'이 우세하고 지금 당장 단일화에 나설 경우 '대선을 이기기 위해 정치 공학 작업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여론이 범야권 전체에 부담을 줄 우려도 있어 우선은 양측은 각자 도생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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