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페인의 ▦은행권 부실 ▦부채 확대 ▦경기침체 지속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크본드(투기등급)보다 겨우 두 단계 높은 것으로 태국ㆍ러시아ㆍ브라질ㆍ멕시코 등 신흥국가들과 같은 수준이다.
피치는 또 그리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악화할 경우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며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는 "스페인 은행 부문의 구조조정 및 자본재 확충 비용이 6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최악의 경우 1,000억유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피치가 예상했던 300억유로에서 2~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은행 자본재 확충에 600억유로가 투입될 경우 스페인 총 공공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2015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95%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 초 피치는 2013년 말까지 스페인의 총 공공부채가 GDP의 8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피치는 또 스페인 경제가 내년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당초 전망을 수정해 내년까지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스페인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은행 부문에 대한 외부 구제금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스페인 정부는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 자국 은행들에 손을 벌리면서 은행들의 부실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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