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8일 대선 출사표를 유보하며“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패배 후폭풍 속에 실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 보폭 맞추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고문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결정할 때가 됐다. 가급적 빠르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부산 유세에서 문 고문은 "국회의원 한번 하려 정치 한 게 아니다"고 말한 바 있어 총선 후 대선 출마 선언이 예상됐으나 총선 패배로 민주당 지도부가 과도체제에 접어들자 속도조절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의 총선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이 재점화해 결단이 늦춰지면 지지율이 하강곡선을 탈 수 있다는 우려도 의식해 그는“무겁고 신중하면서도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고문이 출마 선언을 일단 미룬 데는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당황스러워하며 “달라진 게 없다”고 일축하고“정치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문 고문측 관계자는“문 고문이든 안 원장이든 한 명으로 단일화해 대선에 나서려면 두 사람의 대권 행보가 속도 면에서 비슷해야 조율이 잘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고문도 이날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와 안철수 원장의 지지가 합쳐져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며“안 원장과 힘을 합칠 방안을 모색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 원장 나름의 스케줄이 있을 것이고 일방적으로 재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안 원장에 대해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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