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의 처리 물동량이 지난 6월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국내의 수출입화물보다 환적화물의 위축세가 뚜렷하다. 이는 고유가ㆍ고원자재가에 글로벌경제가 악화되면서 생산되는 물동량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화물연대 파업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항의 물동량은 수출입화물 389만2,848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환적화물 291만1,437TEU, 연안화물 3,532TEU 등 총 680만7,817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부산항의 처리 물동량이 지난 2006년보다 10.1% 증가한 데 비해 증가세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특히 환적화물의 경우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월별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해오다 4월부터 지난해 대비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해 6월에는 전년 대비 8%나 줄었다. 부산항만공사가 설정한 상반기 목표(704만3,300TEU)에 3.3% 미달돼 목표달성에도 실패했다. 수출입화물은 목표(391만7,300TEU) 대비 0.6% 미달됐고 환적화물은 자그마치 목표(312만1,000TEU) 대비 7.1% 부족했다. 부산항만공사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화물의 경우 목표 달성은 못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6.3% 증가해 그나마 선전했으나 환적화물은 0.2% 증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 컨테이너부두운영사와 주요 선사들에 물동량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항만 서비스 개선 및 각종 인센티브 확대 등 물동량 유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처럼 부산항 처리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물동량 증가세 자체가 위축되고 화물연대 파업(운송거부ㆍ6월13~19일)에 따른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부영 부산항만공사 마케팅팀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허브항만인 상하이항의 상반기 전년 대비 처리물동량 증가율도 10.5%로 전년 같은 기간 22.5%에 비해 크게 줄었고 칭다오항은 22.9%에서 무려 8.3%로 줄었다”고 말했다. 대형 선사인 MSC가 부산항 환적화물의 비중을 축소한데다 미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부산항 경유 미국행 화물의 감소가 환적화물 부진의 주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출입화물도 5월까지는 월별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6월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부산항만공사는 그러나 하반기 물동량 처리 증가세를 어느 정도 회복해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5%의 증가율을 기록할 수는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환적화물의 24~25%를 차지하는 중국 항만들이 올 들어 안개 때문에 유별나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산항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칫 마음을 놓고 있다가 추락의 길로 접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역시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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